계엄·탄핵 사태 뒷수습이 지연되면서 내수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한 것은 맞다. 연말연시 특수는 실종됐고, 소비심리가 위축돼 당분간 내수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재정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전 국민 대상 현금 퍼주기여서는 곤란하다.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포한 돈이 일회성 유동성 주입을 넘어 지속적으로 내수경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내수경기 침체 대응책으로 정부와 여당은 올해 연간 정부 지출의 67%를 상반기에 실행하는 재정 조기집행을 내세우는 반면, 민주당은 민생회복 지원금을 포함한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주장하고 있다. 지금 추경 편성이 꼭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규모와 내용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야가 곧 가동하기로 한 국정협의회에서 우선 논의하기를 바란다. 국정협의회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혁신당은 민생위기를 희화화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보다 진지한 자세로 정책 발굴에 힘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