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그랬고, 이동통신 3사가 그랬죠.(뭐 정확히는 업체별로 차이가 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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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0일 오후,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새 요금제 개편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새요금제(오픈서비스)가 모든 자영업자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자영업자들과 충분한 논의 없이 새 요금제를 밀어붙인데 대한 반성이었습니다.
김봉진 의장 등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저희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앞으로 주요 정책의 변화는 입점 업주님들과 상시 소통해 결정하겠다. 업주님들과 소통하는 협의체 마련에 나서겠다. 정부 및 전문가와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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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도 내년 초 재할당 받아야 하는 주파수(2G·3G·LTE) 대가를 싸게 달라고 너무 서둘러 언급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기업들이 통신 서비스의 원료가 되는 주파수 대가를 싸게 달라고 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재할당 대가 산정 방식을 연구 중인 ‘연구반’이 가동된지 얼마 안 돼 정해진 게 거의 없는데 언론플레이에 나서자 정부가 발끈한 것이죠. 얼마나 낼지 아우트라인 조차 안 나왔는데 ‘불투명하다’든지, ‘5G 투자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든지 하는 말로, 여론몰이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0일 오후 설명자료를 내고 ‘재할당 정책방안은 연구반, 이해관계자 및 소비자단체 등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연내 마련할 계획’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사회적 책임이 큰 분야..소통법 신중해야
배민의 새 요금제 백지화와 이통3사의 주파수 대가 언론 로비 실패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국내 최대 배달앱이 자영업자에게 받는 돈과 통신사가 국가 자산인 주파수를 쓸 때 내는 대가는 모두 사회적 책임이 큰 분야여서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 그것이 옳다 하더라도 더 절실하고 세심한 대화법이 요구된다는 것이죠.
사실 배민의 새요금제(오픈서비스)는 소위 ‘깃발 꽂기’로 몇몇 돈 많은 자영업자에게만 유리하고 소비자에게는 몇몇 매장만 주로 보여 불편함을 주는 현재의 방식을 개선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에게는 이런 변화가 두려움으로 인식됐죠. 배민 자체 조사 결과, 수수료 개편으로 부담이 늘어나는 자영업자와 줄어드는 자영업자가 반반이었다고 해도 말이죠.
이통3사의 재할당 주파수 가격 인하 주장은 ‘어차피 같은 돈을 투자하려면 5G에 하게 해서 5G 융합 산업을 일으키자’는 논리에 비춰보면 이상할 게 없습니다.
정부 역시 5G를 공장, 병원 등에 적용해 코로나19이후 경제 활력을 높이려 하죠. 구현모 KT 대표는 장·차관들이 모인 ‘5G+ 전략협의회’에서 재할당 주파수 가격에 대해 인하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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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공공앱 포퓰리즘, 맘에 안 들면 무관심 정부도 문제
배민이나 이통사만 소통의 방법을 모르거나 실수했고, 정부나 정치권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배달앱을 공공앱으로 개발하겠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나 총선 후보들을 보면 각지자체별 배달 공공앱이 가져올 비효율성과 혼란이 엿보여 화가 납니다. 그런 논리라면 정부는 포털도, 클라우드도 거의 모든 ICT 서비스를 직접 공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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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리를 잃은 타다 드라이버들이 울부짖고 있지만, 타다금지법(여객운수사업법 개정)을 만든 국토교통부는 무관심합니다. 혹시 ‘맘에 안 드는 회사는 버리고간다’는 게 아닌지 의심마저 듭니다.
같은 이유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노사정 교섭을 제안하면서 드라이버에게 서비스 종료를 통보한 타다도 문제이나 국토부가 드라이버 문제 해결을 위해 타다를 적극적으로 만났다는 어떤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코로나발 경제 대재앙의 시대, 바람직한 공무원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시장 기능을 무시한 채 표만 얻을 수 있다면 모든 걸 직접하겠다고 하는 것도, 어차피 좋은 말 듣기 어려운 일은 일단 피하고 보는 것도 아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