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아마존닷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우주개발회사 블루오리진이 오는 13일 첫 대형 재사용 발사체 ‘뉴 글렌’을 시험 발사한다. 이번 발사가 성공을 거두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X)와 함께 상업용 발사 부문의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발사장에서 대기 중인 블루오리진의 첫 재사용 발사체 ‘뉴 글렌’.(사진=블루오리진) |
|
11일(현지시간) 블루오리진은 대형 로켓 뉴 글렌의 첫 발사를 미국 동부시간 13일 오전 1시(한국시간 13일 오후 3시)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블루오리진은 당초 10일 이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발사장에서 뉴글렌 발사를 계획했으나 기상 상황 악화로 12일로 미뤘다가 하루 더 일정을 연기했다.
뉴글렌 개발은 2012년부터 시작돼 2016년 공식 발표됐다. 2020년 첫 비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유행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과엔진 개발 차질 등으로 수 차례 미뤄졌다.
뉴 글렌은 높이 98m, 지름 7m의 2단 로켓이다. 팰컨9과 인류 역사상 최대 발사체인 스페이스X의 스타십 중간 크기다. 로켓 이름은 1962년 미국인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돌았던 존 글렌의 이름에서 따왔다. 뉴 글렌은 우주로 위성을 운반할 수 있게 설계 됐으며 스페이스X의 주력 팔콘 9 로켓보다 이륙할 때 두 배 이상의 출력을 제공한다.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은 뉴 글렌 미션은 블루오리진에서 만든 ‘블루링 패스파인더’라는 시연 기술을 궤도에 실어 보낼 계획이다. 블루 링 패스파인더는 지구 저궤도에서 달 궤도까지 연료와 화물 등을 운반해주는 궤도 운반선이다. 원래 화성 궤도 조사를 위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이 탑재물로 실릴 예정이었지만, NASA는 로켓의 안전성 등 기술적인 문제로 탑재를 미뤘다.
블루오리진은 이번 비행에서 위성을 궤도에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대신 6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통신 장비와 전력 시스템, 컴퓨터 시스템 성능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블루오리진은 “우리의 주요 목표는 안전하게 궤도에 도달하는 것”이라며 “1단 로켓은 대서양에 있는 해양 바지선에 착륙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 바지선의 이름은 ‘재클린’으로, 베이조스 회장의 어머니의 이름을 땄다.
이번 발사를 통해 뉴 글렌의 임무 수행 능력이 증명될 경우 우주 발사 시장에서 입지가 단숨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 분야에 대한 데이터와 분석을 제공하는 퀼티 스페이스의 케일럽 헨리 연구 책임자인 “뉴 글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 발사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며 “그들은 업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차세대 발사체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