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무안공항의 방위각시설(Localizer·로컬라이저)이 규정에 맞게 설치돼 있지 않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토교통부가 이에 반박했다.
국토부는 31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무안공항의 방위각시설은 규정에 맞게 설치돼 있다고 밝혔다.
|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와의 충돌 여파로 파손돼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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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29일 오전 9시 3분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벗어나 콘크리트 외벽에 부딪치며 폭발했다. 무안공항은 2미터 높이의 콘크리트 위에는 로컬라이저가 설치돼 있는 형태다. 로컬라이저는 안테나의 일종으로 계기착륙유도장치 중 하나다. 그로 인해 콘크리트 외벽이 없었으면 여객기 참사 피해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을 수 있고 규정에 맞지 않는 설치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부가 제시한 공항시설법에 따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부 예규) 제23조 제3항에 따르면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둔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으나 이는 착륙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등의 내에 위치하는 경우다.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와 같이 종단안전구역 외에 설치된 장비나 장애물은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관련 국제규정(Doc 9137-AN/898 Part 6)에도 동일 내용으로 규정돼 있다.
국토부는 무안공항이 종단안전구역까지의 거리도 적정 거리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 제21조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끝)부터 최소 90미터를 확보하되 240미터를 권고 기준으로 삼고 있다. 주요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부터 무안공항은 199미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포항경주공항(92미터), 사천공항(122미터)보다 길고 울산공항(200미터), 제주공항(240미터)보다 짧다.
또 국토부는 공항시설법 시행규칙 별표 15 ’항행안전무선시설의 설치기준‘에는 로컬라이저의 주파수, 신호세기 등에 관해서만 규정이 있고 안테나 지지 구조물의 높이, 재질 등에 대해선 규정이 없다. 관련 국제규정(ICAO ANNEX 10 Vol.Ⅰ)에도 관련 사항이 규정돼 있지 않다.
국토부는 “해당 시설과 이번 사고의 관련성에 대해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종합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