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가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인근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집회’에 대응하는 ‘맞불집회’를 열고 야당이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 5일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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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의 단체인 신자유연대는 5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10번 출구 앞 도로 3개 차선에서 ‘이태원 사고 희생자 추모 집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같은 시간 서울 시청역 일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집회의 맞불 성격인 이번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1000명이 모였다.
이번 집회를 주최한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촛불집회에서 온갖 선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짜 추모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며 “이번 사고가 발생한 이유를 밝히고 법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그런 추모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이번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김은구 트루스포럼 대표는 “죽음을 이용하려는 이들의 작태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진다”며 “안타까운 청년들의 죽음을 이용하려는 세력을 반드시 처단해 대한민국을 흔들려는 시도를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라고 밝힌 40대 조유승씨 역시 “안타까운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상대방을 격침하고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듯 의인 행세를 하는 정치인과 정당을 결코 용인해서는 안된다”며 “거짓 선동과 무의미한 책임론을 펴고 시민단체를 이용해 국민을 속이는 행위는 유족을 두 번 죽이는 천인공노할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는 이태원 참사 책임론으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자녀 셋을 두고 있는 전영옥씨는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있다”며 “억울한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슬픔을 나누자”고 말했다.
10대 청소년 대표로 발언에 나선 이다은양은 “무엇보다 사고 발생 후 빠르게 사태를 수습해주신 윤 대통령께 감사의 말씀드린다”며 “평소 이용하신 다리가 아닌 다른 대로로 이용하는 등 구급에 힘쓰도록 한 대통령의 깊은 배려심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 현장 내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들은 “핼러윈 같은 나쁜 서양 문화를 부추기지 말고 젊은 청년들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놀이 문화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맞불 성격으로 진행된 이번 집회는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집회와 충돌 없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촛불행동 관계자는 “이번 집회는 추모의 성격인 만큼 행진 없이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