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인 아들들의 문제를 두고 맞붙었다. 김기현 대표 아들의 가상화폐 관련 기업 근무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가 의혹을 제기하자 김 대표가 “스타트업에 취업한 게 무슨 문제인가, 누구의 아들처럼 도박을 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반박에 나서면서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선 “왜 발끈하느냐”며 이 대표를 두둔하고 나섰다.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
포문은 이재명 대표가 열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김기현 아들, 암호화폐 투자사 임원’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공유하면서 “이제 김기현 대표가 답할 차례”라고 썼다. 이 보도에는 김 대표의 아들이 블록체인 전문투자사 해시드의 자회사인 창업기획사 ‘언오픈드’의 임원(COO)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아들이 가상자산 업계에 있는데 가상자산과 아무 관련 없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쉽사리 수긍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김 대표의 지난 2021년 6월 원내대표 시절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 대표가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는 게 주된 주장이다.
이튿날인 11일, 김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제 아들이 직원 30명 정도 되는 중소 벤처기업(블록체인 산업 관련 스타트업 스튜디오)에 직원으로 취업한 게 뭐가 잘못된 일입니까. 위 회사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아들이 취업한 시기는 자신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발언을 한 이후 5개월이나 뒤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억지논리를 펴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참 딱해 보인다”며 이 대표의 아들 의혹부터 해소하라고 맞불을 놨다. 그는 “내 아들은 누구의 아들처럼 도박을 하지도 않았다. 성매매 의혹에 연루된 적도 없다”며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제 사랑하는 아들을 남이라고 말하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도 형수님과 형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붓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이어 “이젠 이재명 대표가 답할 차례”라며 “이 대표의 아들이 상습도박을 한 것은 사실입니까. 이 대표의 아들이 성매매를 한 것이 사실입니까. 아직도 이 대표에게 그 아들은 남입니까”라며 이재명 대표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가 직접 답변을 하진 않았지만, 민주당 차원에서 반박에 나섰다. 강선우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의혹을 제기받자 이렇게 발끈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누가 언제 회사원이 아니라고 했느냐”며 “핵심은 김 대표와 아들이 가상자산을 보유했는지,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다. 또한 김 대표가 가상자산 업계와 연관이 되어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김 대표와 가족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그동안의 거래 내역을 공개하면 끝날 일인데, 중소기업 회사원을 운운하면서 동문서답을 하고 있으니 황당하다”며 “혹시 김기현 대표 자신이야말로 가상자산 회사 임원인 아들의 코치에 따라 가상자산에 투기했던 적이 있는 것 아닌가. 진실을 묻는 질문에는 침묵하고, 다짜고짜 화만 내면 그만인가. 입이 있다면 제대로 말해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