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후폭풍..계란 가격 상승 본격화

이달들어 계란 도매가 한주당 10원꼴↑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감소폭이 더 커"
  • 등록 2014-03-16 오후 3:13:21

    수정 2014-03-16 오후 3:13:21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후폭풍으로 계란가격 상승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량 살처분으로 인해 계란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양계농협에 따르면 계란 도매 시세는 지난달 말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138원(특란 1구, 서울·경기 지역 기준)이던 계란 도매가는 지난 6일 148원, 지난 13일에는 158원으로 올랐다.

현재 가격은 특란 기준 적정가(130원)보다 20% 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연말, 연시와 설 대목에 케이크 등 식자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1월 한때 170원 선을 넘기도 했다.

소매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이달 3일 평균 183.2원 꼴이던 특란(중품) 소매가는 열흘만인 13일에는 192.7원으로 10원 가량 올랐다. 이번달 계란 소매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적으로 26.4원, 평년대비 18원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번달 계란 소매가격 추이(특란·중품, 10개 기준)
최근 계란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AI의 영향으로 산란계(달걀을 낳는 닭)가 대거 살처분되고 대형 양계농가의 출하 제한까지 겹치면서 공급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 산란계는 총 4500만수로 추산된다. 이 중 이번 AI로 300만수 이상이 살처분됐다. 한달 만에 6~8%에 이르는 산란계가 사라진 셈이다. 여기에 반경 3km ‘이동제한’ 조치가 걸린 농장까지 생산 피해를 입어 실질적으로 줄어든 생산량은 총 10~12% 가량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달 초 20만~30만수의 대규모 양계장이 쓰러지기 시작하면서 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AI발생 이후 계란 수요 역시 감소했지만 생산량 감소폭이 더 커지면서 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AI의 여파가 더 커지거나 AI가 끝난 후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 계란 가격 폭등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병아리가 달걀을 낳을 수 있는 산란계가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20주 정도로 AI 종료 이후 약 6개월이 지나는 시점부터 물량 수급이 서서히 정상화 될 것”이라고 봤다.

이에따라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한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19일까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알찬란’(30구, 대란)을 23% 가량 할인해 4850원에 판매한다.

장희성 이마트 계란 바이어는 “소비는 소비대로 줄어들고, 생산은 생산대로 줄어드는 현재 상황에서 일단 소비 심리를 우선 끌어올리기 위해 긴급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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