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부터 민간연구원까지..올해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러시'

세월호 참사 여파로 민간소비 확 줄어들 가능성 제기
  • 등록 2014-06-22 오후 4:10:11

    수정 2014-06-22 오후 4:18:23

[이데일리 이준기 최정희 기자] 국책연구기관부터 민간경제연구원까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세월호 참사 충격 등이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원화 강세와 차이나리스크 장기화 등 각종 위험 요인까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대외 여건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장률 전망 일제히 하향 조정

한국금융연구원은 22일 ‘2014년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지만, 수출이 탄탄한 회복세를 보여 올해 경제성장률이 애초 전망치와 비슷한 4.1%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전망치였던 4.2%보다 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금융연구원은 다만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3.8∼3.9%)을 소폭 웃돌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는 민간소비 증가에 영향을 줘 실질 경제성장률을 0.08%포인트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개선된 경제성장률과 안정된 물가 덕으로 민간소비 증가 폭은 2.9%로 작년(2.0%)보다 높을 것으로 봤다.

현대경제연구원도 같은 날 ‘하반기 한국 경제의 하방위험’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6%(새 기준)로 종전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금융연은 물론 기획재정부(통계 개편 조정치 반영 4.1%), 한국은행(4.0%),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다.

KDI도 지난달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9%에서 3.7%로 낮췄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3.4%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며, LG경제연구원도 성장률 전망치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발표되는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국내 GDP 성장률을 4.0%로 전망했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4월 전망 이후 2∼3개월간 여건 변화가 있을 텐데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해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외 리스크도 겹쳐..만만치 않은 한해

이러한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움직임은 대외 경제 부진과도 맞물려 있다. 일단 차이나리스크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물경기 둔화, 그림자 금융 규제 등 구조조정 가능성 등으로 중국 경제 둔화가 지속할 경우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가 감소하면서 국내 산업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나온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안정적 수준이지만, 이라크 내전 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대란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수입 원유 가격 급등, 투자 부진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세계은행은 지난 10일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2.8%로 올해 1월 예상보다 0.4%p 낮췄다.

원화 강세도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달러-원 환율 평균은 1055원으로 작년의 1098원에 비해 3.9% 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더 나아가 달러-원 환율과 엔-원 환율이 모두 1000원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한국 경제가 소프트패치(경기회복세 정체)에서 더블딥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미약한 경기 회복력을 강화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재정 조기집행과 국내 경기급락 때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하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융연구원은 “물가가 불안해질 우려가 크지 않고, 완만한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재의 금리 수준(연 2.50%)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시행해야 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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