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최근 ‘업비트’, ‘빗썸’ 등 국내 톱2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의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공개되면서,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산업의 위상이 새삼 주목받는다. 이들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은 재직자 나이를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를 훌쩍 앞섰다.
두나무 평균연봉,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2.7배3일 두나무와 빗썸코리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두나무 직원의 평균 연봉은 3억 9294만원(남성 직원 4억6000만원, 여성 직원 1억 8800만원)으로,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직원 평균연봉(1억 4400만원)보다 2.7배 앞섰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 평균연봉은 1억 7200만원, 네이버 평균연봉은 1억 2915만원이었다.
비상장 기업 두나무의 직원 평균 연봉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 것은 가상자산(암호화폐) 덕분이다. 두나무의 전체 매출 중 거래 플랫폼이 차지하는 매출은 99.47%인데, 이중 대부분은 거래소 업비트가 차지한다. 그런데 두나무는 2021년 매출 3조 6855억원, 영업이익 3조 2747억원을 거둬 각각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10%, 3429% 증가했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회사인 람다256의 박재현 대표는 “투자받은 뒤 후배들에게 도와달라는 것외에 실력에 맞는 대우를 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출신인 그는 국내 오픈소스 기반 탈중앙화 시스템의 구루(Guru) 같은 존재다. 하이브, 야놀자, 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투자 받은 람다256의 기업가치는 이미 1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균연령 35세 빗썸, 직원 처우 카카오·삼성·네이버 앞서
2대 거래소 빗썸 역시 직원 평균 연봉이 1억1800만원(남성 기술직 1억 3200만원, 여성 기술직 9800만원·남성 사무직 1억 2600만원, 여성 사무직 8800만원)에 달한다. 눈에 띄는 점은 빗썸의 임직원 평균 나이는 만 35세라는 것. 1981~2010년 사이에 출생한 MZ세대 직원들은 279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80%에 달한다. 따라서 평균 연봉 자체는 삼성전자나 카카오, 네이버보다 적지만 평균 나이를 고려하면 직원 처우에서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만 해도 2020년 기준 30대 직원이 39.6%(한국CXO연구소 분석)로, 임직원 나이가 젊어지고 있다고 해도 빗썸과 비교하면 나이 든 기업이다.
네이버, 연봉재원 10% 올리기로…웹3.0에 개발자 뺏길라 반도체·포털(웹2.0)회사들보다 블록체인 기반의 웹3.0 회사들의 직원 처우가 낫다는 얘기다. 이 때문인지, 국내 최대 IT기업 기업인 네이버는 40대 초반인 최수연(41)CEO 취임 이후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연봉 재원을 전년 대비 10% 올리기로 했다. 인상 폭은 개인별로 다르지만, 근속·직책에 상관없이 최저 300만 원 이상 인상에 합의했다. 월 15만 원의 개인업무지원금 추가 지급도 포함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네이버, 카카오도 좋은 개발자 유치를 위해 연봉 인상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