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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이후 수많은 레이어1(layer 1) 블록체인이 등장했습니다. 이더리움이 언제까지나 ‘레이어1의 승자’로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겠죠.”
지난 15일 서울 강남 해시드 사무실에서 만난 홍석원 플랫폼팀 이사는 “올해는 레이어1, 게임파이, 대체불가토큰(NFT)을 많이 보고 있다”고 했다. 세 분야를 올해 유망 분야로 꼽은 것이다. 레이어1은 솔라나, 테라, 아발란체 등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지원하는 이더리움과 경쟁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서비스)이 올라갈 수 있는 플랫폼으로 최근 경쟁이 치열하다.
홍 이사는 “이더리움의 대항마로 레이어1 레벨의 프로젝트들이 급부상하고 있고, 이런 인프라 위에서 수많은 재밌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어 유심히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그가 함께 언급한 게임파이는 이용자가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플레이하고, NFT나 암호화폐로 보상을 받는 형태의 시스템이다. 그는 “얼마 전 NFT 분야에서 주목받는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을 만든 유가 랩스에도 투자했다”며 “블록체인 게임, 메타버스 등 다양한 트렌드를 보려는 편”이라고 했다.
2017년 설립된 해시드는 270여 곳에 투자하고 총 2개의 3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국내 대표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털(VC)이다. 포항공대를 나온 김서준 대표가 김균태, 김성호 파트너와 공동 창업했다. 일찌감치 ‘테라’ 블록체인에 투자해 대박을 터트린 것으로 유명하다. 티몬 창업자인 신현성 의장과 개발자 권도형 대표가 만든 테라의 암호화폐(루나)는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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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이사는 VC의 역할에 대해 “VIP 멤버십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투자자를 고르는 건 VIP 멤버십 카드를 사는 것과 같다”며 “단순히 돈을 받는 게 다가 아니라 어디서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을지 따진다”고 했다.
실제로 해시드는 투자뿐 아니라 홍보(PR), 채용, 사업 개발 등 다방면으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홍 이사는 해시드에 합류한 첫 번째 직원으로, 이런 역할을 하는 플랫폼팀을 이끌고 있다.
홍 이사는 “초기 신생기업이다 보니 PR담당자가 없어 이름을 알리기도, 인재를 찾기도 쉽지 않아 그런 부분을 도와준다”며 “해시드 포트폴리오 안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은 프로젝트를 찾아 연결시켜주거나 토큰 모델을 설계할 때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고 했다.
자기자본으로 주로 암호화폐에 투자를 해오던 해시드는 지난 2020년부터 해시드벤처스를 통해 각각 1200억원, 2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70여 곳에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 차세대 인터넷 환경을 뜻하는 ‘웹 3.0’ 분야 스타트업이 주로 투자를 받았다. 추후에는 3호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창업자 비전·역량 보고 투자
해시드의 투자 원칙은 “창업자를 보고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얼리 스테이지’에 들어가기 때문에 창업자의 비전과 이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능력, 팀을 갖추고 있는지 본다”고 했다. ‘완전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창업자의 비전과 역량을 중요하게 본다는 뜻이다.
이런 투자 원칙은 큰 성과로 이어졌다. 6억여원으로 시작한 해시드가 현재 운용하는 자금 규모는 조 단위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시드는 테라 외에도 초창기에 NFT 게임 엑시인피니티, 더샌드박스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최근엔 “웹 3.0계의 디즈니가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유가 랩스에도 투자했다. 국내에선 해시드에서 투자를 받으면 그만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고 여겨질 정도. 해시드의 국가별 투자 비중을 보면 미국이 약 50% 정도다. 나머지는 아시아와 그 외 국가들이다.
홍 이사는 “2016~ 2017년 토큰 발행(ICO) 붐 때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백서 정도만을 내세우며 투자를 유치했고, 충분한 이해나 공부가 없는 ‘묻지마 투자’가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최소한 실제 구현되는 프로덕트나 서비스, 명확한 로드맵 등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