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철도파업...설 명절 승차권 준비 손놨다

명절 한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증편·예매 일정 못 정해
사태 갈수록 악화..설 철도 대란 예고
철도노조 "종교계 중재" 요청
  • 등록 2013-12-25 오후 6:18:39

    수정 2013-12-25 오후 6:18:39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최장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철도노조 사태가 자칫 내년 설 명절 철도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 이대로라면 내년 초로 예정된 설 승차권 예매부터 큰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철도 파업 17일째인 25일 정부와 철도 업계에 따르면 내년 설 명절이 다음달 31일로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설 명절 승차권 예매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승차권 예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증편 계획을 세우고, 수십만명이 동시 접속하는 예매시스템도 점검해야 하는 등 준비할 부분이 많지만 파업 여파로 진행에 큰 차질이 빚어진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력이 많이 빠져나가고 대체 인력이 투입된 상황이어서 설 승차권 예매 준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레일은 내부적으로 내년 1월 7~10일을 설 연휴 철도 승차권 예매일로 정하고, 개별적으로 문의를 하는 고객에게는 ‘잠정일’을 전제로 이 날짜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 파업 변수에 따라 예매 일정이 바뀔 수 있다는 게 코레일 측 설명이다.

대개 명절 승차권 예매는 한달 전 일정을 공지하고, 늦어도 보름 전에는 예매를 실시해야 한다. 지난 9월 18~20일이었던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의 경우 8월 13일 공지를 했고, 8월 27~30일 예매를 진행했다.

특히 철도 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승차권 예매 혼란을 넘어 설 명절 철도 대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KTX 등 열차를 이용하는 귀성객은 이미 200만명이 넘어섰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코레일 관계자는 “명절 귀성객 대이동을 위해서는 열차 증편이 불가피한데, 평상시 운행률도 유지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국민 불편을 덜기 위해서는 하루 속히 파업사태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현재 전체 열차는 평시 대비 81.1% 수준으로 KTX는 65.8%, 여객열차는 63.5%, 화물열차의 경우 41.6%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KTX발 수서역 자회사 설립을 이유로 시작된 철도 파업은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일부 지도부가 은신하고 있는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강경 대응에 맞서 파업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조계종에서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철도노조의 파업과 정부의 일방적 탄압, 그리고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중재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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