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옥수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지난 2007~2008년에 발생한 식량 파동이 재현될 기미가 나타나자 G20과 유엔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포럼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지인 미국에 반세기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전 세계 곡물 수급에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F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G20 관계자들은 이달 내로 화상회의를 갖고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포럼을 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국제시장에서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책 결정권을 가진 관계자들이 긴급 회동해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새롭게 만든 신속대응포럼(RRF)의 첫 모임이다. G20은 앞선 식량 위기를 계기로 지난해 프랑스 주도하에 농업시장정보시스템(AMIS)를 구축하기도 했다.
식량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G20의 행보는 과거와 비교할 때 주목할 만하다. 앞선 식량 위기 때 G20은 그야말로 손놓고 보고만 있는 형국이었다. 미국발(發) 금융 위기로 대형 금융그룹들이 우후죽순처럼 쓰러지고 이로 인한 금융시장의 극심한 혼란을 막기에도 역부족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는 각국 정부들에 쓴 교훈이 됐다. 식량난 방지를 위한 G20의 적극적인 노력은 글로벌 주요 이슈를 다루는 G20의 위상 강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전망이다.
곡물값 상승은 미 대선에도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사흘간의 일정으로 옥수수 주요 재배지를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옥수수 산지인 아이오와에 도착해 옥수수가 식량과 연료 중 어느 것으로 더 가치 있는지를 관계자들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