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환율위기에 밀 공급 타격..식량대란 오나

이집트파운드 가치 급락으로 밀 수입 절반가량 줄여
정부가 보급하는 빵 공급 차질 가능성..밀 거래업체들 우려
  • 등록 2013-02-21 오전 11:44:22

    수정 2013-02-21 오전 11:44:22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세계 최대 밀 수입국 이집트가 환율위기로 밀 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모하메드 무르시 정권이 또다른 위협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집트에서 밀을 파는 곡물거래업자들은 이집트 파운드가 달러대비 급락하자 이집트 정부가 해외 밀 수입을 줄이면서 밀 재고가 평소보다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정부도 정부 재고가 평소 6개월 이상 소비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절반 가량 줄어든 101일 선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거래업자들은 이를 근근이 먹고 살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오는 3,4월중 인도분이 공급되면 밀 재고량이 한 달 분량 가랑 더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인들 가운데 40% 가량은 빈곤층에 속하며 이들은 정부로부터 배급받는 빵이 중요한 생계수단이 되고 있다. 따라서 밀 재고 부족은 공급 혼란으로 이들 빈곤층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다.

정책 컨설팅업체 익스클루시브애널리스의 이라스 아비알리는 “이집트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빵과 연료”라고 지적했다.

이집트는 지난 1977년 정부가 주요 식료품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한 뒤 큰 폭동을 경험했고 결국 결정을 취소한 전례가 있고 그 이후 식품 보조금 조정을 꺼려왔다.

지난 2007~2008년 밀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식량위기 때도 이집트에서는 많은 이들이 정부에서 보급하는 빵에 의존하면서 이를 받기 위해 빵 가게 앞에서 길게 줄을 서는 것이 빈번했다.

일부에서는 이집트가 밀 수입을 줄인 후 오는 4월부터 밀 수확이 본격화되는 국내에서 밀을 조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밀 거래업체들은 현지 농부들이 밀 가격이 뛸 것을 예상하고 공급을 꺼려 이집트 정부의 밀 확보에 차질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집트의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면서 수입업자들이 밀 수입에 필요한 외화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집트 중앙은행은 현지 은행들에게 식료품 수입업자들의 외화 접근을 우선시 해줄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일부 수입업자는 달러를 구하기가 여전히 어려워 암시장을 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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