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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과 강남 영동대로 및 코엑스 일대에서 ‘어게인 2002’를 꿈꾸는 붉은 악마들의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경찰 추산 7000여명, 영동대로에는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아침 7시부터 시작된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대형 전광판을 통해 지켜봤다.
차분한 분위기 속 응원 외국인도 눈에 띄어
브라질과의 시차로 인해 한국의 첫 경기는 오전 7시에 중계됐다. 직장인과 학생들의 출근 및 등교시간대와 겹치는 바람에 예전의 월드컵서 한국의 명물이 됐던 대규모 거리 응원전은 열리지 못했다. 더군다나 거리 응원의 중심지였던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세월호 분향소가 차려져 있어 응원장소가 광화문으로 옮겨진 것도 영향을 줬다.
한국 특유의 거리 응원을 체험하기 위해 직접 현장에 나온 외국인이 자주 눈에 띄었다. 캐나다 출신의 벤자민(28)씨는 “한국에 온지 3년째 됐다”며 “모두 어울려 응원하는 거리 응원전 경험을 하고 싶어 광화문광장에 나왔다”며 “월드컵 뿐만 아니라 거리 응원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동대로의 거리 응원전에 참여한 대학생 최성은(21)군은 “오늘 마침 강의가 없어 어젯밤 열시부터 나와 응원했다”며 “막상 나오니 기분이 무척 좋고 한국이 당연히 이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잠시나마 거리 응원에 동참하고 싶어 평소 출근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선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동대문 러시아 타운은 조용
국내에 체류 중인 러시아인들은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한국과 자국의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7시 러시아타운이 형성된 동대문운동장 근처 광희동 일대에는 평소보다 러시아인들이 더 보이지 않았다. 인근 편의점 사장은 “평소에는 아침에 러시아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며 “다른 곳으로 응원을 간 듯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팀은 결승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승부는 1대1로 비겼다. 경기가 끝나자 거리 응원 현장에서는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했다. 충남 아산에서 올라와 영동대로에서 응원을 한 박준철(20)군은 “응원은 재미있었지만 승리를 하지 못해 아쉽다”며 “그러나 한국팀이 가나전의 패배를 딛고 선전을 한 만큼 다음 경기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출근길 큰 혼잡 없어
한편 오전 7시 경기가 중계되면서 출근길 대란이 우려됐다. 거리 응원을 위해 나선 시민들과 출근길 직장인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의 예상보다 거리 응원에 참여한 시민들이 적었던 데다가 중계 종료 시간이 오전 9시께가 되면서 출근길 시민들과 거리 응원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민들과 동선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 옆 세종로는 전면 통제 대신 부분 통제로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다.
다만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서울시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2호선 삼성역의 전동차를 이날 오전 9시부터 30분간 무정차로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