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에 사업자금까지 대출`..중산층 이자에 허리 휜다

3분위 가계지출중 이자비용 사상 최대
대출 늘고 금리 높아지고
  • 등록 2011-11-23 오후 1:49:43

    수정 2011-11-23 오후 6:17:32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가계 빚이 900조원에 육박하면서 가계의 이자부담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 전세가격 급등과 자영업에 따른 사업자금 대출 등으로 소득 중간층인 3분위의 이자비용 부담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평균 9만254원의 이자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다. 가구당 가계지출은 318만9955원으로 이중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83%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매년 3분기 수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 빚이 증가하면서 가계 이자부담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모두 포함한 가계신용 잔액은 892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분기 동안 16조2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전 금융권에서 대출이 증가했지만 연기금, 카드사,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확대됐다. 이들 금융기관의 금리수준이 은행보다 더 높은 만큼 가계 이자부담도 가중됐다.

아울러 금융감독당국이 은행 가계대출을 규제하면서 은행 대출이자가 높아진 영향도 작용했다. 3분기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가 금융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은행들은 금리를 높여 대출수요 조절에 나선 바 있다.

이같은 이자부담은 소득 40~60%에 위치한 3분위에 집중됐다. 중산층이라고 볼 수 있는 이들 3분위의 3분기 이자부담은 9만3417원으로 전년비 56% 급증했다. 전체 가계지출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3.07%를 기록,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주로 전세자금과 사업용 자금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분위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빌려 생계자금으로 쓰거나 사업자금으로 쓰는 경향이 높은 계층"이라며 "여기에 전세대란으로 인한 전세자금 대출 수요도 집중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이자부담은 3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9% 늘었고 2분위와 4분위는 1~2%대 증가율을 보였다. 5분위 이자부담은 5.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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