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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8일(현지시간)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서명하고, 2년마다 한 번씩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셔틀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킨 것이다.
두 정상은 또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용가능한 자원에 대한 투자 방향 등도 논의했다. 그 일환으로 회담에 앞서 중국과 사우디 기업들은 녹색 에너지, 녹색 수소, 태양광 에너지, 정보 기술, 클라우드 서비스, 운송, 물류, 의료 산업, 주택 및 공장 건설 등의 분야에서 34건의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이번 회담 기간 동안 양국이 292억 6000만달러(약 38조 6000억원)의 거래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사우디를 다극체제의 중요한 세력으로 간주하며, 사우디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를 중국의 외교상, 특히 중동 외교상 우선순위에 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중동은 개발도상국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국제 평화와 정의를 수호하는 핵심 세력”이라며 “계속해서(사우디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각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며 발전 이익에 봉사하고 세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비전 2030 프로젝트에 중국측의 지원을 강화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화답했다. 그는 또 “사우디는 ‘하나의 중국’ 원칙 및 중국의 반테러 조치들을 지지하며, 외부세력이 인권을 내세워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면서 “주요20개국(G20) 등 외교 무대에서 중국과 함께 각종 이슈에 대응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는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강도 높은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을 공식 표명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CNN방송은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은 두 국가 모두 미국과의 유대 관계가 약화하는 시기에 이뤄졌다”며 “석유 생산,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해 미국에 불만을 품고 있는 중국과 사우디는 오랜 기간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가까워졌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