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연초 업계를 달궜던 정유사들의 성과급 발표가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해 고유가로 역대급 실적을 낸 정유사들의 성과급은 회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기본급의 1000% 안팎 수준에서 책정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15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은 이달 급여일에 지급한다.
다만 이번 성과급 1500%에는 이미 기지급된 기본급의 300%가 포함됐으며 최근 기공식을 가진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 프로젝트’ 격려금 명목의 200%도 포함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의 경우 기본급의 14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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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해 4분기만 떼어보면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으로 157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정유 부문에선 지난해 12월 원유 가격이 연중 최저점까지 하락한 영향으로 3796억원의 영업손실을, 석유화학 부문에선 중국 내 신규 설비에 의한 공급 증가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회복 지연 등으로 574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성과급 규모가 기지급된 금액을 제외해 사실상 1200%로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것은 4분기 실적 악화와 연초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사 중 지난해 말 일찌감치 성과급을 지급한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모든 직원이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실적에 연동해 성과급이 전년(기본급의 600%)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GS칼텍스는 기본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부터 성과급 일부를 기업가치와 연계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최대 800%로 책정됐으며 격려금 3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같은 에너지업계에선 LS그룹 계열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유통업체 E1이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15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유사들을 향한 횡재세 논란은 성과급에서 촉발된 측면이 커서 성과급이 발표돼 이슈가 될 때마다 부담스러웠다”며 “높은 성과급으로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한 것처럼 비춰졌으나, 정유사 수익 구조는 정제마진을 통한 해외 수출에서 절반 이상이 발생해 이 같은 시선은 다소 억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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