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해외 순방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 등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반사이익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반전의 계기를 찾고 있는 이재명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과 외연 확대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장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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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당대표 회의실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렸다. 민생 경제와 한반도 평화 정책 등 문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고인이 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만 걸려 있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문 전 대통령의 사진 게시에는 이재명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최근 이 대표가 직접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을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조정식 사무총장에게 재차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을 게시하도록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이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정세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이 해외 순방 등을 거치면서 7월 이후 20%대 역대 최저 수준 기록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은 30% 초중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압도적인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무당층의 비율은 20%대 초반에서 30%까지 증가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 및 국민의힘 이탈표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아울러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서면조사를 요구하는 등 전 정권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과 더불어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도 속도를 내면서 수세에 몰리자 문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토대로 국면 전환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또한 그동안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직접 언급을 자제하던 이 대표는 ‘한일 관계’를 꺼내 들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독도 인근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다. 대일 굴욕 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고 맹비판을 퍼부은 것이다. 국민이 민감해하는 반일정서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표의 발언 이후 여야는 “반일 선동”이라는 의견과 “친일 본색”이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러한 행보로 민주당 지지율이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대안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주지 못한 것이 지지율 정체의 가장 큰 이유다. 프레임을 통한 일시적 정국 주도권은 가져갈 수 있지만 꾸준한 지지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것으로 지지층이 다시 모일 확률도 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