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훈풍에 장비 기업도 웃었다

한미반도체·주성엔지니어링·원익IPS 등 호실적
반도체 호황 맞아…내년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
한미반도체, TC본더 통해 3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주성엔지니어링도 영업이익 744% 폭증
  • 등록 2024-11-20 오전 7:55:26

    수정 2024-11-20 오전 7:55:26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면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에 납품하는 중견·중소 반도체 장비 업체의 실적 상승세도 가파르다. 한미반도체(042700), 주성엔지니어링(036930), 원익IPS(240810) 등 3분기 호실적에 이어 내년까지도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반도체 TC본더(사진=한미반도체)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993억원을 기록하며 48%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매출은 2085억원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834억원, 누적 매출은 4093억원에 달한다. 전년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162억원, 매출 1068억원에 비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미반도체는 주력 반도체 장비인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본격 공급하면서 실적을 크게 올렸다. TC본더는 열을 이용해 반도체 칩을 위아래로 붙이는 정밀 장비로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HBM은 AI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이 크게 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공장 증설에 매진하고 있다. 내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반도체 장비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TC본더 생산이 현재 연간 264대에서 420대로 늘어난다. HBM4(6세대)용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에도 나서겠다는 채비다.

주성엔지니어링도 올 3분기 실적이 급증했다. 매출액은 1472억원, 영업이익은 52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71%, 744% 급증한 수치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01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 2847억원을 넘어섰다. 누적 영업이익도 953억원을 달성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원자측증착(ALD) 장비가 독보적이다. ALD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얇은 화학물질을 입히는 기능을 하는 장비로 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필수로 사용된다. 증착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최대한 얇고 균일하게 입혀 커패시터를 보호하는 고품질 박막을 형성한다. 주성엔지니어링 역시 SK하이닉스가 최대 고객사다.

최근에는 추진하던 회사 분할 결정도 철회하면서 내부적인 불확실성도 해소했다. 분할을 위해 준비해둔 주식 매수 청구금액 500억원은 자사주를 매입해 안정적 경영 환경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

삼성전자의 협력사인 원익IPS는 3분기 영업이익 145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영업손실(31억원)을 딛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전히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53억원 수준이지만 전년도 동기 영업손실 301억원 대비 손실을 낮췄다. 플라즈마 기상 화학 증착장비(PECVD) 기업인 원익IPS는 삼성전자가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서 실적이 부진했지만 삼성전자 평택4공장 프로젝트가 재개 등 장비 납품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적인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라며 “전방산업 투자 증가에 따른 생산라인 확충 등 내년까지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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