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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선이 치러진 4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전체 650석 중 노동당이 과반인 410석을 휩쓸고 보수당은 131석으로 참패하는 것으로 나왔다.
민심 이반에 따라 리시 수낵 총리가 던진 조기 총선 승부수는 ‘정치적 도박’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으며, 인권변호사 출신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변화가 필요할 때”라며 펼친 정권 심판론은 적중했다.
변화를 택한 영국 민심이 노동당의 14년 만의 정권교체로 이어진다는 소식에 유럽 증시는 상승세였고 파운드화는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영국 증시 대표 지수인 FTSE100은 8241.26으로 전날보다 0.86% 상승했다. 범유럽 주요 기업의 주가를 반영하는 유로스톡스50 지수는 4987.48로 0.44% 올랐다. 프랑스 증시 대표 지수인 CAC40은 7695.78로 0.83% 올랐다. 오는 7일(현지시간) 총선 2차 투표에서 극우 성향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 세력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란 여론 조사가 나온 가운데 주가지수가 이틀째 상승했다. 독일 증시 대표 지수인 DAX30은 75.95포인트(0.41%) 높은 18,450.48로 마감했다.
무역량 등을 반영해 가중치를 둔 무역가중환율은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투표 당시로 돌아갔다. 이는 보수당 집권기에 발생한 정치·경제 혼란이 끝나가고 있다는 믿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영국계 금융사인 IG의 크리스 보챔프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영국의 정치적 위험에 관한 우려를 당분간은 떨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선 노동당의 정권교체로 신재생에너지와 주택투자 촉진,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애슐리 웹 이코노미스트는 닛케이에 “노동당 정부의 경제 정책은 영국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고 보수당에 비해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재생 에너지 및 주택 건설 분야에서 공공 및 민간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이후 건강이 악화 된 사람들의 수가 증가해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졌다”며 “노동당 정부가 강조하는 의료보험 개혁은 노동 공급을 개선하고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당은 긴축 정책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재정균형을 맞추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웹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경제성장이 예상대로 실현되지 않고 필요한 정부 지출이 세수로 충당되지 않을 경우 2022년 세원 없이 대규모 감세에 나섰던 전임 트러스 행정부 때처럼 영국 국채수익률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재정 전망을 제시하지 않고 대규모 감세를 추진했을 때는 230bp까지 치솟았다. 영국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10년 만기 국채 대비 금리 차이가 올해 160bp로 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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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시오 파타라노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는 닛케이에 “영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경험과 입지를 활용해 EU와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 북한의 러시아 지원, 남중국해의 불안정화 및 기타 지역 정세는 유럽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선 영국이 미국과 EU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도 내다봤다. 파타라노 교수는 “노동당의 국방·외교 담당 주요 보좌관들은 워싱턴에 강한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아온다고 해도 이 네트워크는 유용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당선돼 유럽과 거리를 두려 한다면 영국은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