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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편향 WHO 자금지원 중단 지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 국면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은폐하고, 또 심각할 정도로 잘못됐던 WHO의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WHO의 역할을 검토하는 동안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은 WHO의 최대 지원국으로 지난해 분담금이 4억달러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WHO 연간 예산의 약 15%이며, 중국 분담금(4400만달러)의 9배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HO의 잘못된 대응으로 수많은 사망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12월 사람 간 전염이 의심되는 믿을 만한 정보가 있었다. 하지만 WHO는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그 실수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WHO는 (코로나19 대응·관리에) 실패했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WHO는 아주 중국 중심적인 것 같다”며 “우리가 무엇을 위해 (WHO에) 돈을 내고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튿날인 8일 “만약 당신이 더 많은 시체를 담는 포대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라. 이를 원치 않는다면 더는 그것을 정치 쟁점화하는 걸 삼가라”고 비난하며 정면충돌했다.
“美정부 대응 실패 비난화살→WHO에 전가 의도”
그러나 미국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코로나19 피해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상황에서 미흡한 초동대처로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 목소리가 커지가, 화살을 WHO 측으로 돌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헬스케어 옹호 단체인 ‘프로텍트 아워 케어’는 “코로나19 위기의 심각성과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WHO에 떠넘기려는 명백한 시도”라며 “WHO 역시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전 세계적 유행병에 대응하기 위한 기금을 삭감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WHO가 미국을 비판하고 중국을 편든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 보건 위기 상황에서는 자금 지원을 중단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폴리티코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단키트 배포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 후 성명을 내고 “WHO에 대한 지원을 줄일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WHO는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라면서 “WHO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31일에도 “각국이 WHO의 지침을 따르며 국제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