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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일본 시민단체 희망연대가 21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반(反)일 반한’이 아닌 ‘반아베’로 양국 시민이 뭉쳐 시민교류와 연대를 통해 우호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시민단체 희망연대의 시라이시 다카시 대표, 야마자키 마코토 일본 중의원의원 등 희망연대 회원 14명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박 시장을 만났다.
다카시 대표는 “아베 정권은 일본 내에 혐한의식을 부추기고 한국의 보수 반동세력과 연동해 문재인 정권을 공격하고 있다”며 “내우외환으로, 즉 소비세 인상과 연금 문제 등의 국내 문제에서 시선을 돌리게 하려는 비열한 정책이지만 안타깝게도 일본 내에서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 시민들은 아베 정권의 의도를 간파하고 ‘반일’이 아니라 ‘반아베’를 명확히 내세워 반격하고 있다”며 “오히려 지금 요구되고 있는 것은 일본 시민사회가 아베 정권의 언행을 바로잡고 한일연대운동을 고조시키는 것이다. 바로 일본 시민운동이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답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다카시 대표는 “현재 한일문제의 본질은 아베 정권의 일방적이고 비열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우리는 ’반일·반한‘에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반아베‘로 뭉쳐 반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언론이 너무 편향돼 아베 정권에 영합하고 의중을 헤아려 사실을 왜곡한 보도가 늘어나면서 여론을 잘못된 곳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우리는 양심있는 언론 관계자와 시민들의 공동 작업으로 보도 조사 활동(팩트 체크 운동)을 수행하며 그 활동을 통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일본 여론에 제대로 된 역사 인식에 기반한 사실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다카시 대표의 제안에 적극 지지를 표했다.
그는 “아베정부의 부당한 경제보복조치는 오랜 시간 많은 위기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평화적이고 상생적으로 발전해온 한일관계를 얼어붙게 만들고 일반적으로 확립된 자유무역의 국제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한일관계를 회복하고 새로운 우호를 구축하기 위해 반일·반한의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반아베로 뭉치자는 시라이시 다카시 희망연대 대표의 제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새 시대의 역사를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시민에게서 나온다고 믿는다”며 “정치와 정권은 유한하지만 시민과 국민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깨어있는 양국 시민들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힘찬 연대를 실천해주길 바란다. 모든 힘을 다해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희망연대는 지자체 정책 연구와 시민 참여 유도를 목적으로 설립된 일본의 시민단체다. 시민운동가, 전문가, 진보성향 정치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항의하고 서울시민에 대한 사과의사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일본에서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