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무궁무진' 생물자원…바이오 기술로 재탄생한다면[파도타기]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바이오경제 특별세미나
"33만여종 해양생물 중 상업적 이용 비중 1% 불과"
해수부, 5년 주기 '해양수산 생명자원 관리 기본계획'
자원 연구 및 분류 체계화…글로벌 공동연구 등 추진
  • 등록 2024-11-09 오전 9:00:00

    수정 2024-11-09 오전 9:00:00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식물자원을 활용해 식품소재, 의약품 등 다양한 산업으로 응용하는 ‘그린 바이오’처럼, 바다에서도 해양생물을 기반으로 하는 ‘해양 바이오’ 산업이 있다. 아직까지 전체 바이오 산업에서 해양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에 불과하지만, 넓고 깊은 바다만큼이나 잠재력이 크다.

(사진=게티이미지프로)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지난 7일 서울 잠실 수협중앙회에서 ‘바이오경제 특별위원회 특별세미나’를 열었다. 그린바이오 시장에서 농어업 및 식품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기 위해 열린 자리로, 시장이 연평균 6.7%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대응 방향 등이 주로 논의됐다.

김영옥 국립수산과학원 생명공학과장은 ‘해양바이오 연구개발 현황 및 전망’ 주제발표에서 “현재 33만여종의 해양생물 중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며 바닷속 생명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과장은 “유전자원 확보와 바이오소재 개발, 유전체 해독 연구 등 다양한 과제에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활용되고 있으며, 줄기세포 연구 등으로도 확대될 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의 설명대로 해양수산 생명자원은 미래 바이오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각국에서 이미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 바이오 기술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은 해양바이오의약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이미 해양수산 생명자원의 주권화, 기술 개발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2030년까지 해양수산 생명자원 등 바다를 활용한 ‘블루 이코노미’의 총 부가가치 규모를 약 3조 달러(4161조원)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은 해양생물인 청자고둥의 독을 통해 중독성이 없는 진통제를 개발해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마치기도 했다. 대량생산이 필요한 산업화 측면에서 보면 바닷속 미세조류는 유용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물이나 햇빛, 이산화탄소만 있으면 대량 증식이 가능해 연구와 상업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점에 힘입어 세계 미세조류 시장 역시 지난 2022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8%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해양 바이오의 중요성에 대비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5년마다 ‘해양수산 생명자원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양수산 생명자원의 조사와 연구,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자원의 수집과 평가, 기술개발 및 국제협력에 관한 사항에 대한 밑그림을 짠다. 지난 8월 나온 제2차 관리기본계획은 2028년까지 시행되며, 2022년 7100억원 규모인 해양 바이오 시장을 2028년 1조3000억원 규모로 2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것이 목표다. 또 아직까지 연안 등에 머물러있는 연구 범위도 먼 바다나 심해로 확대하기로 했다.

첫걸음은 산업적 활용 가치가 높은 자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해수부는 이를 위해 기초조사를 확대하고, 자원을 등급이나 효능별로 나눌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롭게 파악한 자원은 ‘해양 바이오 뱅크’에 등록해 관리하고,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을 통해 효능분석을 실시한다. 다양한 바다 환경 연구를 위해 해외 거점을 활용해 다양한 국가와 공동 연구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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