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리포터]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德惠翁主)의 유품을 국민에게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덕혜옹주 탄생 100주년, 환국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문화학원복식박물관(文化學園服飾博物館), 규슈국립박물관(九州國立博物館) 등이 소장한 덕혜옹주의 유품을 전시하는 이번 특별전은 오는 11일부터 2013년 1월 27일까지 열린다.
| ▲ 당의를 입은 덕혜옹주의 어린시절 일본 동경에서 1924년 2월 1일자로 발행한 ‘황족화보’ 제220호에 실린 덕혜옹주 사진이다. 용보(龍補)가 달린 당의와 대란치마를 입고 머리에는 화관을 쓰고 있다. 덕혜옹주가 13살 이전에 촬영된 사진으로 추정된다. (사진=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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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는 조선왕조의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의 초대 황제인 고종 황제가 1912년 환갑의 나이에 본 고명딸이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14살의 나이에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나 20세에 일본인과 정략결혼이 이뤄졌다. 이후 정신병을 앓는 등 불행한 삶을 살다가 1962년 환국 후 창덕궁 낙선재(樂善齋)의 수강재(壽康齋)에서 머물다가 78세를 일기로 1989년 타계했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덕혜옹주의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등 유품과 관련 기록물을 통해 덕혜옹주의 일생과 당시 대한제국 황실의 생활을 조명해 볼 수 있다.
덕혜옹주의 당의(唐衣, 조선시대 여자들의 예복) 등 복식은 덕혜옹주가 10세 이전에 입었던 유아복과 소녀 시절 복식이 대부분이다. 덕혜옹주와 이혼한 소 다케유키(宗武志, 1908~1985)가 1955년 이 복식을 조선왕실에서 보냈던 다른 혼례품과 함께 영친왕(英親王 또는 英王) 부부에게 돌려보냈는데, 이것을 당시 일본 문화학원의 전신인 문화여자단기대학의 학장이었던 도쿠가와 요시치카(德川義親, 1886~1976)에게 기증하면서 현재까지 도쿄에 남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 ▲ 덕혜옹주의 소녀시절 당의. 연두색 당의로 크기를 보아 12~14세용으로 짐작된다. 1925년(덕혜옹주 13세)에 찍었다고 전해지는 사진에서 본 유물과 흡사한 당의를 착용하고 있다. 가슴과 양 어깨, 등에는 발가락이 다섯인 용을 입체감 있게 수놓은 오조룡보(五爪龍補)를 부착했다. (사진=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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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덕혜옹주의 유품 중에는 소 다케유키의 본가인 쓰시마(對馬島)의 소(宗)가에 보내졌던 혼수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은으로 만든 찻잔 등의 소규모 금속공예품들이다. 이것들은 일본인 소장가가 구입해 보관해 오다가 규슈국립박물관에 기증해 지금에 이르렀다.
문화재청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일본에게 국권을 피탈당한 대한제국 황실과 우리 국민들이 겪은 온갖 고난을 상징하는 인물인 덕혜옹주의 인생과 조선왕실 여성의 복식·생활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