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한때 9만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게 옅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 (사진=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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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9시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05% 하락한 9만4476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대표격인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4.19% 하락한 3135달러에, 리플은 0.69% 상승한 2.53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1월18일 이후 약 두 달만에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 대비 25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증가 폭은 전망치인 16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실업률도 4.2%에서 4.1%로 내렸다.
이 소식에 10년물 채권수익률(시장금리)은 4.8%에 육박했다. 지난 14개월 간 최고치다. 금리가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대거 매도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노동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자체를 중단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단기적 변동성에 직면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강세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는 주간 분석 보고서인 비트파이넥스 알파를 통해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15% 넘게 하락했다”며 “특히 현물 ETF의 경우 불과 2일 만에 7.18억달러가 유출됐는데 이는 1월 초 20억달러가 유입된 것과 대비된다.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더 큰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 하락세는 제한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두옹 코인베이스 기관 전용 가상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0일(현지시간) 취임을 앞두고 가상자산 규정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거시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며 “신중하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다만 그 길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다. 최근 발표된 고용 데이터에 따라 미국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자산 전반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