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그린벨트 지역 투자, 위험한 이유[똑똑한 부동산]

서리풀일대, 고양 대곡 등 그린벨트 해제 발표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 문제는 보상 등 '예산'
현금 보상금은 개발이익 배제된 금액 산정돼
  • 등록 2024-11-09 오전 11:00:00

    수정 2024-11-09 오전 11:00:00

[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대표변호사] 최근 정부가 수도권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해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과거에도 정부가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사례는 있었지만, 이에 대한 반대가 거세 무산됐다.

정부가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일대 그린벨트 해제 및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한 5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개발제한구역 모습.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그린벨트를 전면 해제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최근 정부가 다시 한번 수도권 그린벨트 지역의 해제를 계획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린벨트 해제 대상지역은 고양 대곡역세권, 의정부 용현, 의왕 오전·왕곡, 서울 서리풀 일대로, 정부는 약 5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고 그중 2만 가구 가량은 2031년까지 입주를 마치겠다는 구상이다.

그린벨트 지역은 법률적으로 개발제한구역에 해당한다. 개발제한구역법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장관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 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며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기 위하여 도시의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경우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과 해제를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할 수 있다.

이때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과 해제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시행령에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도시의 인구, 산업, 교통 및 토지이용 등 경제적·사회적 여건과 도시확산의 추세, 그 밖의 지형 등 자연환경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하고 대규모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도시·군관리계획을 변경해야 하고, 그에 관한 권한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정부에서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 공급을 국가계획으로 발표한 만큼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시·군관리계획 변경을 통해 그린벨트 해제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 절찰르 신속히 진행해 대규모 주택 공급을 현실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문제는 예산일 수 있다.

대규모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원주민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일시에 보상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원주민 보상의 경우 토지수용법에 따라 일정 절차를 거쳐 이루어져야 하는데, 일정 기간 내에 보상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토지수용법에 따라 일정 절차를 거친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예산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 원주민 보상 절차를 섣불리 진행할 수 없고, 3기 신도시의 경우에도 일부 지역은 아직까지 원주민 보상이 해결되지 않아 주택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이번에 그린벨트 해제를 계획한 토지 면적은 약 208만평이다. 사업예정지 토지의 공시지가로만 보상금을 예측하더라도 수십조원이 소요될 수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주택 공급이 완료될 것을 예상하고 섣불리 그린벨트 지역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여기에 대부분의 토지소유자는 현금으로 보상받게 되는데, 이때 보상금은 개발이익이 배제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니 개발을 기대하고 웃돈을 주고 토지를 매수한 경우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예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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