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즉답]왜 식당의 소주 판매가격은 인상폭이 클까요

제조사에서 도매상 거치면서 유통마진 300~500원 반영
식당 평균 소줏값 4000~5000원선 형성
출고가 인상하면 최저임금, 월세 인상 등 반영해 가격 인상
주변상권 눈치보면서 식당 사장 재량 결정
  • 등록 2023-02-20 오전 11:21:14

    수정 2023-02-20 오전 11: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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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Q. 원재료값 인상으로 소주가격이 또 인상될 거라고 합니다. 내용을 보면 주정 가격 추가 인상과 병 가격 인상 등이 예상된다는 건데요. 식당에선 소주를 6000원까지 올려 판매할거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합니다. 출고가가 오르는 폭과 마트 등에서 파는 소매가격 오르는 폭은 크게 차이가 안 나는데 왜 식당 판매 가격은 훨씬 더 큰가요?

A. 소주가격이 1년 만에 재인상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소주의 원재료인 주정(에탄올)을 독점 유통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가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인상했던 대한주정판매가 올해 다시 한 번 주정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병 제조업체의 소주병 공급가격도 180원에서 220원으로 22.2% 상승했습니다. 이 점도 소주 출고가격을 올릴 명분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오르며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1.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사진=뉴스1)
이같은 이유로 소주 제조회사들이 아직 소주가격을 인상하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은 식당에서 소주 판매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독 식당의 소주가격만 왜 인상폭이 클까요.

그 이유는 유통 구조에 있습니다. 주류 유통은 ‘주류제조사→주류 취급 면허 취득 전문 도매상→소매점→소비자’의 순서로 공급됩니다. 이 유통단계마다 마진이 붙다보니 주류제조사의 출고가와 최종판매가의 차이가 벌어집니다. 즉 주류공장에서 1100원대에 출고된 소주는 도매상을 거치면서 병당 300~500원의 마진이 붙여집니다.

식당은 병당 1400~1600원대에 납품받은 소주에 마진을 붙여 4000~5000원에 판매합니다. 식당은 인건비와 임대료(월세) 상승 등 인상요인을 가격에 반영하는데요. 결론적으로 식당의 소주 가격은 식당 사장님의 재량입니다. 통상 소주 가격은 1000원 단위로 올리다 보니 한 병에 6000원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주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점포별 가격인상 반영은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특히 소주 한 병 가격 6000원은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있는 만큼 주변 가게의 눈치를 봐가면서 인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식당의 소줏값은 지역·업종별로 다른 만큼 인상 시기도 각각 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미 소주 한 병에 6000원을 넘게 받는 식당들은 7000원으로 인상하고 4000원을 받던 식당은 5000원을 받지 않을까요.

유통채널 별로도 가격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소주가격은 편의점이 대형마트보다 비쌉니다. 대형마트는 많은 물량을 한 번에 구매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편의점은 아르바이트생의 임금 인상, 점포별로 배송비용 등이 별도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도 하이트진로(000080)가 참이슬후레쉬와 오리지널(360㎖) 공장 출고가를 7.9% 인상했을 때 편의점은 1800원에서 1950원으로 8.3% 인상했습니다. 이번에 주류제조사들이 소주 가격을 인상하면 편의점 소줏값도 2000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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