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변호사 등록 없이 고문 활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순일(65·사법연수원 14기) 전 대법관이 첫 재판에 출석했다.
| 권순일 전 대법관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변호사법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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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전 대법관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정 판사가 직업을 묻자 권 전 대법관은 “변호사 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권 전 대법관은 현재 법무법인 YK 대표변호사로서 지난 5월부터 송무팀을 총괄하고 있다.
권 전 대법관 측은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첫 공판이었지만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음 기일은 내달 19일 오후 2시로 정해졌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 2020년 9월 퇴임한 후 2021년 1월~8월까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고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며 거액의 고문료를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사법은 대한변협에 등록하지 않고 변호사 직무를 수행한 변호사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권 전 대법관은 퇴직 후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았고, 지난 2022년 10월에야 대한변협에 등록을 신청했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이 기간에 화천대유 관련 민사소송 상고심과 행정소송 1심의 재판 상황을 분석하고, 법률 문서를 작성하거나 대응 법리를 제공하는 등의 변호사 직무를 수행했다고 보고있다.
검찰은 화천대유 고문 활동 건 외에도 권 전 대법관의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권 전 대법관은 재직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관여했다.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이 대표 사건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거쳐 무죄가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권 전 대법관에게 이 대표의 무죄 취지 판결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권 전 대법관은 심리 과정에서 파기환송 의견을 냈다고 한다. 퇴직 후 받은 거액의 고문료가 그 대가라는 주장도 정치권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