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비트코인 시세가 4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주식뿐 아니라 전반적인 코인 시장도 하락세입니다. 비트코인 등 코인 시장이 언제까지 하락세를 보일까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개월간 하락세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대 변수인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게는 6월까지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은 우크라이나 긴장 상태가 장기화될수록 이득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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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장기전 갈듯
시세부터 살펴보시면, 비트코인이 21일 낮(12시40분 기준)에 전날보다 2.14% 하락한 3만9008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지난 19일 오전 1시께 4만달러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이후 사흘 연속으로 4만달러가 붕괴된 상태입니다. 작년 11월11일(6만8622달러) 고점을 찍은 뒤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미국 3대 증시도 18일(현지시간) 모두 하락했습니다.
앞으로 시세는 반등하거나, 더 떨어지거나, 하락한 현 상태에서 횡보하거나 하는 3가지 방향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배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를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목했습니다. 이 또한 3가지 방향입니다. 전쟁이 나거나, 외교적 타결을 맺거나, 대치가 길어지는 결과입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20일(현지시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정상회담 의제 준비를 위해 오는 24일 만납니다.
24일 극적 타결이 될까요? 외교 전문가들은 극적 타결이 낮다고 봤습니다.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전 국립외교원장)는 통화에서 “러시아는 체첸, 조지아, 크림반도, 우크라이나까지 조금씩 조금씩 침공이나 침공 시도를 하는 상황”이라며 “푸틴은 과거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속내이기 때문에, 이번 한 번으로 사태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도 ‘장기전’을 예상했습니다. 아무리 푸틴이 야심을 가졌더라도 경제적 이유 때문에 전면전은 힘들 것이라는 게 김 원장의 분석입니다. 유럽은 가스 소비량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면전이 벌어져 유럽이 가스 수입을 끊는 등 제재를 가하면 러시아가 타격을 입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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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통화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금처럼 긴장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서로 좋은 상황”이라며 “미국과 러시아가 전면전으로 가지 않고 장기적인 우크라이나 대치 상황으로 갈 것이다. 6월 나토정상회담까지 가야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은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봤습니다. 김 원장은 “바이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는 발언을 계속하면서, 유럽 이슈에 대한 미국 영향력을 키웠다. 미국은 미중 갈등과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스타일을 구긴 상황을 이번 사태로 만회했다”며 “가스 판매 등 경제적으로도 이익을 봤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천연가스(LNG) 물량은 최근 3개월 동안 전년 동월 대비 3배 급증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미리 재고를 확보한 것입니다. 우크라니아 긴장 관계가 계속될수록 미국으로서는 가스 수출을 늘리는 등 경제적으로 이득인 셈입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은 6월 나토 정상회담까지 아니면 그 이후까지도 긴장관계를 오래 지속하는 게 이득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금리 인상 리스크까지 겹치면 당분간 코인이나 주식 가격은 오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입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원자재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할수록 글로벌 공급망 타격→인플레이션 우려→미국의 금리 인상 수순이 될 것”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언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FOMC는 내달 15~16일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