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 나인원한남 86억에 물려준다?…'꼼수 증여' 이젠 안 통한다

상속·증여 아파트, 시가보다 5억이상 낮게 신고하면 ‘국세청 검증’
국세청, 내년부터 상속·증여 부동산 세금검증 강화
초고가 아파트·호화 단독주택도 감정평가
공시가격 기준으로 상속·증여세 신고하면 안돼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골프장·호텔 등도 검증
  • 등록 2024-12-03 오후 12:00:00

    수정 2024-12-03 오후 6:46:14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상속·증여 부동산에 대한 세금 검증이 강화된다. 국세청은 내년부터 초고가 아파트, 호화 단독주택을 감정평가 대상으로 포함하고 추정 시가보다 5억원 이상 낮게 신고하면 직접 감정평가를 벌여 세금을 매길 방침이다.

국세청은 3일 감정평가 사업의 대상과 선정 기준을 이처럼 바꾼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 규정’을 내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상속·증여 부동산의 신고가액이 국세청이 산정한 추정 시가보다 10억원 이상 낮으면 감정평가 대상이다. 추정 시가에서 신고가액을 뺀 금액이 추정시가의 10% 이상이어도 대상으로 선정한다.

내년부터는 신고가액이 추정 시가보다 5억원 이상 낮거나, 차액의 비율이 10% 이상이면 감정평가하도록 범위를 확대한다.

특히 기존의 꼬마빌딩 등에 한정했던 감정평가 대상에 주거용 부동산도 새롭게 추가한다. 일부 초고가 아파트 등의 공시가격이 매매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시가보다 훨씬 낮은 공시가격으로 상속·증여하고 세금 신고하는 경우들이 있어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DB)
실제로 서울의 대표적인 초고가 아파트인 나인원한남은 전용면적 273㎡의 추정시가가 220억원에 달하지만 공시가격은 86억원으로 추정시가의 40%에도 못 미친다. 국세청 관계자는 “중형 아파트보다 대형 초고가 아파트의 증여세가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실제 가치에 맞게 상속·증여세를 부담하도록 주거용 부동산도 감정평가 대상에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지난 2020년부터 꼬마빌딩 감정평가 사업을 진행, 최근 4년간 727건을 감정평가해 신고가액인 총 4조 5000억원보다 71% 높은 총 7조 7000억원을 과세했다. 국세청의 사정칼날을 피하기 위해 납세자 스스로 감정평가해 신고한 비율은 2020년 9.0%에서 올해 24.4%까지 늘어났다. 향후 주거용 부동산에도 ‘자진 감정평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국세청은 상속·증여받은 부동산을 감정가액으로 평가하면 상속·증여세는 늘지만 향후 해당 부동산을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가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고 강조한다. 납세자 스스로 감정가액으로 신고하면 감정평가 수수료 비용이 최대 500만원 공제되고 추가적인 평가 절차 없이 조기에 상속·증여세도 결정된다.

국세청은 향후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골프장·호텔·리조트 및 서화·골동품에 대해서도 감정평가를 강화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신고 안내 단계부터 감정평가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감정평가 대상으로 선정되면 감정평가 방법 및 절차를 담은 개별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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