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 단체와 유가공업체가 원유 납품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온지 50여일.
무려 14차례에 걸친 협상끝에 양측은 정부가 내놓은 `리터당 130원 인상`, 그리고 등급별로 인센티브 `+a`를 부여하는 중재안에 합의했습니다.
등급별 인센티브는 체세포 1등급과 2등급 원유에 대한 가격을 높여 사실상 리터당 8원의 추가 인상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오늘부터 원유 납품가격이 리터당 704원에서 842원으로 138원, 19.6% 오르게 됐습니다.
우려했던 우유대란은 면했지만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이제는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가공업체들은 원유 납품가격 인상분 138원 뿐만 아니라 운송비 등 유통 비용등에서도 인상요인이 있어 제품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합니다.
이에 따라 현재 2,100원에서 2,300원하는 1리터 들이 흰우유의 소비자 가격은 2,6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버터나 치즈,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 가격도 우유값과 비슷한 폭으로 인상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 이래저래 가중될 전망입니다.
이데일리 신재웅입니다.
◇ 앵커> 네, 결국은 협상이 타결이 됐네요. 지난주에 협상이 결렬이 되면서 `우유대란`이 현실화 되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는데 다행입니다.
◆ 기자> 네, 낙농가 단체인 낙농육우협회가 지난 12일 원유값 협상장을 뛰쳐나오면서 협상결렬을 선언했을때만 해도 `우유대란`이 진짜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내 놓은 `원유값 130원 인상 + a` 중재안에 양측이 동의하면서 우려했던 우유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앵커> 사실상 낙농육우협회가 그동안 계속 외쳐온 구호가 `원유 공급의 중단`이었고, 협상에서 가장 큰 무기가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중간에 철회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기자> 낙농육우협회는 10일부터 12일 오전까지 사흘에 걸쳐서 원유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먼저 낙농가들은 각각 일시적으로 원유를 저장할수 있는 냉각저장탱크를 보유 하고 있는데요. 그 원유 저장고가 가득 차면서 추가 생산분은 그대로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또 우유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우유가 젖소농가들과 자체 협상을 통해서 원유를 다시 납품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거든요. 협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160원 인상분을 주겠다. 뭐 이런 조건도 제시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이런 과정들 때문에 낙농육우협회가 `원유 공급 전면 중단`이라는 카드를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낙농 농가와 유업체의 협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3년 전에도 이렇게 줄다리기 협상을 통해서 우유가격이 올랐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 앵커> 원유 가격은 138원 인상이 됐는데, 왜 우유 소매가격은 400원가까이 오르게 되는 건가요?
◆ 기자> 가공업체들에 따르면 원유 납품가격 인상분 138원 뿐만 아니라 유통비용등에도 인상요인이 있기때문에 소매가격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농가에서 도시로 운송을 하면 기름이 들자나요. 기름값 인상도 있고, 각종 제조 경비들이 큰 폭으로 인상됐다는 말입니다. 제품의 가격도 아마 20%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앵커> 정부측에서 제시한 `+a`라는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 기자> 원유 기본 가격이 704원이라고 하는데요. 사실 원유의 공급가는 그 품질과 상태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하고 가격대를 보입니다. 지방의 양이라든지 체세포 수라든지, 세균 수까지도 정확하게 측정을 해서 등급을 부여하거든요. 이번 정부의 `+a`는 체세포수 2등급 원유에 대해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겁니다. 약 8원정도의 효과가 있다라는 것이죠.
◇ 앵커> 3년마다 우유대란 우려가 반복된다. 원유값 협상 체계에 대한 문제점은 없나? 개선되야 할 것 같은 점도 있는 것 같은데요.
◆ 기자> 현재의 경우에는 생산 원가가 5% 변동될때마다 낙농가와 우유업체가 가격 조정에 나섭니다. 1999년 낙농진흥회가 설립된 이후에 딱 세번에 걸쳐서 있었는데요. 그래서 사료나 인건비 등 변동이 있을때 이를 원유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는 `원가연동제`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협상에 이어 이번에도 양측이 `원가연동제`를 도입 해야한다!에는 원칙적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기준가격 선정등에 돌입하면 양측이 타결점을 또 찾기 힘든게 지금 상황입니다. 낙농진흥회는 이 원가연동제의 도입을 위해서 `전문가 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앞으로는 농가와 유업체간의 갈등이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앵커> 최근에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우유 가격이 오르면 이 무상급식 예산도 늘어나는 것 아닌가요?
◆ 기자> 네, 인상이 불가피 할 것 같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초등학교 전체와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하는데 필요한 총예산이 2842억이고, 이중에서 우유값은 13.4%인 380억 가량 됩니다. 단순 계산을 할 경우에 우유가격이 19.4% 오르게 되면 무상급식 비용도 74억 정도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