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난 김종현 SK쉴더스 시큐디움센터장은 “1일 79억건, 초당 25만건의 로그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하루에 80억건에 가까운 보안 로그 등 데이터에 대해 위협 여부를 판단하고 있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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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할 순 없다. SK쉴더스는 이미 2016년 ‘시큐디움’이라는 관제 플랫폼을 자체 개발했다. 현재 관제센터의 메인 시스템이다. 이 플랫폼의 빅데이터 기술로 로그 등 보안 데이터를 수집·처리한 뒤 인공지능(AI)이 다시 실제 위협 가능성에 대해 판단을 내린다. AI가 판단하는 건수만 하루 5만건 이상이다. 정확도는 90%를 넘는다고 한다.
‘진짜’ 공격으로 판명되면 이를 차단하는 조치도 수행한다. SK쉴더스가 이 센터를 통해 보안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 2200여 개다. 24시간 365일 무중단 서비스로, 총 36명의 인력이 4조 2교대로 일한다.
SK쉴더스 측은 “재택근무에 이용되는 직원의 가상사설망(VPN) 계정정보를 획득하고,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기업 내부망에 접근하는 등 보안 사각지대를 노린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인류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사이, 사이버 공간에서는 해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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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엔비디아, 삼성전자, LG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 굴지의 국내외 대기업을 해킹한 것으로 알려진 ‘랩서스’ 해킹 조직이 텔레그램에 공개한 내용을 기반으로 공격 기법과 대응 방안을 분석하기도 했다. 랩서스 조직처럼 한 기업을 집중 타깃한 공격은 막아내기 어려운 만큼 ‘제로 트러스트(아무도 신뢰하지 않는 전략)’를 전제로 각 단계별 보안 솔루션과 강력한 통제 정책,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취임 이후 제로 트러스트를 포함해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
SK쉴더스는 ‘해커’ 관점에서 보안 취약점을 찾는 화이트 해커 조직 ‘이큐스트(EQST)’도 운영 중이다. 이큐스트에 속한 화이트 해커는 약 100명 규모로 업계 최대다. 모의해킹, 취약점 연구·진단 등의 활동을 펼친다. 이날 이큐스트는 IP CCTV, 드론 등과 관련된 해킹을 시연했다.
유종훈 SK쉴더스 클라우드사업그룹장은 “이제 SK쉴더스의 경쟁 상대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SK쉴더스의 작년 사이버 보안사업 부문 매출은 3381억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18.2% 증가했다. 2012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뒤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SK쉴더스는 다음 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 3일부터 이틀간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