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 중국인민은행 총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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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중국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업과 가계 대출에 대한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연속 동결했다. 경기반등에 성공하면서 유동성 공급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21일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가 전달과 같은 3.8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5년 만기 LPR도 4.65%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째 동결이다.
LPR은 계획경제를 택한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로 통한다.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이 설정한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의 평균치로, 중국에서 돈을 빌려줄 때 모든 금융기관은 LPR을 기준으로 삼는다. LPR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은 더 적은 비용으로 소비자에게 자금을 조달해 유동성을 늘릴 수 있다.
인민은행의 LPR 동결은 시장의 예측대로다. 지난주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시장 전문가 35명 중 31명이 1년과 5년 만기 LPR 동결을 예측했다. 지난 15일 인민은행이 LPR과 연동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시켰으니 LPR도 그대로 유지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한 것이다. MLF는 인민은행의 정책금리 역할을 하며 3개월·6개월·1년 만기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단이다. LPR과 함께 인민은행의 주요 통화정책 수단 중 하나다.
이는 지난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소 3년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며 ‘돈풀기’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것과는 차별화된다. 코로나19로 전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 중국은 올해 2분기 주요 경제국 중 가장 먼저 V자형 경기 반등에 성공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8일 사실상 코로나 종식 선언을 한 데 이어 19일에는 “중국 경제는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부 위험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정책 수단이 있다”고 자신했다. 이 가운데 인민은행이 5개월 연속 LPR을 동결한 것은 경기를 회복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