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 고객 감사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현대차가 캐스퍼 할인 행사에 나선 건 재고 정리 차원이라는 분석이 많다. 캐스퍼는 현재 공식적인 출고 대기가 1개월이라고 알려졌지만, 최근 자동차 할부 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계약 이탈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일부 옵션을 맞추면 즉시 출고할 수 있는 차량도 쌓이고 있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내수 부진에 고금리 악재까지 닥친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저금리 할부 혜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한국지엠은 12월 현금 할인과 할부를 결합한 ‘콤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콤보 프로그램 이용 시 80만원 할인에 4.4%(최장 36개월) 할부 이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트래버스는 400만원 할인 후 2.9%(최장 72개월) 할부라는 파격적인 혜택도 내놨다. 르노코리아는 QM6, SM6, XM3 등 전 차종에 대해 선수금과 같은 조건 없이 4.9% 할부(최장 36개월)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더욱이 최근 국내에 출시된 XM3 E-테크에 대해서도 4.9%(36개월만 가능) 금리 보장과 함께 연내 출고를 보장한다.
글로벌 부품 수급난으로 물량 확보가 어려워 할인에 인색했던 수입차에서도 변화 기류가 포착된다. 기본 가격이 높아 할부 의존도가 높은 수입차에서는 아예 무이자 할부 혜택을 단행한 브랜드도 나왔다. 아우디는 대표 세단 2023년 A6 45 TFSI에 대해서는 무이자 할부금융과 함께 18.5% 할인까지 제공한다. 또한 캐딜락도 XT5, XT6 구매 고객에게 36개월, 48개월 무이자 할부(선수금 30%)를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가격으로 할부 이용이 불가피한 자동차는 고금리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출고 대기기간만 길게 2년까지 걸려 기존 공급자 우위 시장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