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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 28일 공개된 공직자 재산 변동내역을 통해 지난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지역에서 25억 상당의 건물을 10억원의 빚을 지고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펴온 문재인 정부의 대변인이 정작 시세 차익을 기대한 ‘투기’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대변인은 이같은 의혹 제기 직후 김 대변인의 “퇴직 이후 관사를 나가면 살 집”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이 악화되고 여권에서도 우려를 전달하며 이날 전격 사퇴했다. 다음음 김의겸 대변인의 입장 전문이다.
싸우면서 정이 든 걸까요.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릅니다.
돌이켜보면 저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겁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으니 말입니다. 걸핏하면 설전이 벌어졌다고 묘사하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불친절을 넘어서 강퍅하기 그지없는 대변인이었습니다.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였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선 말들이 튀어나왔습니다. 다 제 미숙함 때문입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내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하고 절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릅니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습니다. 사실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칫 어그러질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납니다.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한번만 의문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한번만 더 생각하고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선배들은 머리가 굳어있어 생각을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젊지 않습니까. 내일의 주인공은 여러분들입니다.
제 문제도 하나 덧붙이겠습니다.
어제 여러분들 앞에서 해명을 하면서도 착잡했습니다. 여러분의 눈동자에 비치는 의아함과 석연찮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다 좋은데, 기자생활을 30년 가까이 한 사람이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던 거야?” 그런 의문이겠죠.
여러분들의 보도를 보니 25억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군요.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습니다.
농담이었습니다. 평소 브리핑 때 여러분들과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이렇게라도 풀고 갑니다. 건승하십시오. 멀리서도 여러분의 기사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까칠한 대변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