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은 왜 갤럭시로 충전 못하나요[궁즉답]

2012년부터 고집해온 독자적인 라이트닝 충전 방식
기존 타입보다 견고·편리하지만 느린 속도와 폐쇄성 단점
친환경, 무선 지향, 독점 이익 이유로 10여년간 유지했으나
EU가 C타입 범용으로 결정하면서 급제동 불가피 전망
  • 등록 2022-10-11 오후 2:14:26

    수정 2022-10-11 오후 2:14:26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사진=애플)
Q. 유럽연합(EU)이 2024년부터 역내 모든 전자기기의 충전 방식을 USB C 타입으로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애플은 USB C 타입을 쓰지 않았기에 EU에 물건을 팔려면 바꿔야 합니다. 애플은 왜 전자기기 충전방식을 독자적으로 운용해온 건가요?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A. 애플은 2012년 5월부터 USB 라이트닝(Lightning) 커넥터 8핀 충전 방식을 써왔습니다. 당시 출시한 아이폰 5·아이팟 터치·아이팟 나노 7세대부터 적용해 지난달 내놓은 아이폰 14까지 이어집니다. 라이트닝 방식은 이전(30핀)보다 크기가 줄어 휴대성을 키웠고, 위아래 어느 쪽으로 꼽아도 충전되는 게 장점이었습니다.

출시 당시 보편적이던 USB 2.0 B 타입(5핀)과 비교해 우위를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B 타입은 종잇장 같은 내구성으로 사용자의 원성을 샀습니다. 커넥터가 휘어 접촉할 수 없거나, 포트도 잘 손상돼 접촉이 불량한 게 부지기수였습니다. 일정한 방향으로만 접촉할 수 있어 편의성도 떨어졌습니다. 라이트닝은 B 타입의 이런 단점을 극복했습니다.

반대로 라이트닝 방식은 속도에서 열위를 보였습니다. 라이트닝은 기기끼리 유선으로 연결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무선으로 하면 될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유선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불편해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아울러 기기의 충전 속도도 속이 터졌습니다. 초기에는 아이패드를 충전하면서 사용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라는 불만이 돌았습니다.

그러는 새 USB가 B 타입(2.0)에서 C 타입(3.0)으로 진화(2015년)했습니다. 이로써 USB 충전기도 기존보다 내구성이 개선했습니다. 전송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라이트닝 충전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3.0 기능을 반영해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데도 그러지 않아 불만을 낳았습니다. 애플 기기를 C 타입과 연결하는 커넥터를 출시하는 식으로 무마했습니다.

애플도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2018년 10월30일 출시한 아이패드 12.9형 프로 3세대와 11형 프로(1세대)에 C 타입 USB를 탑재했습니다. 애플 모바일 기기 가운데 처음입니다. 그럼에도, 지난달 나온 최신형 전자기기 아이폰 14는 여전히 라이트닝 충전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가 국내 정식 출시된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아이폰14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애플이 라이트닝 충전을 고집한 이유는 애플만 압니다. 추측건대 그간 생산해온 기기와 호환이 안 되는 리스크가 큽니다. C 타입을 생산하게 되면 2012년부터 10년간 생산한 전자기기와 (무선을 제외한) 유선 연결이 어렵습니다. 물론 종전처럼 커넥터를 쓰면 되겠지만, 근본 해결은 아니겠지요.

애플이 모든 기기에서 무선을 추구하는 지향도 꼽힙니다. 라이트닝에서 무선으로 넘어가면 중간에 C 타입으로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불필요한 비용일 뿐입니다. 애플이 2012년 “라이트닝은 앞으로 10년을 위한 커넥터”라고 한 것도 참고할 만합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라이트닝 충전 방식을 독점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기도 합니다. 독점은 수익과 비례합니다. 애플은 자사가 인증(MFi)한 액세서리 사용을 권유하는데, 이걸 인증하고 수익을 챙깁니다. EU가 전자기기의 충전방식을 C 타입으로 정한 것이 독점을 깨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 이메일 : jebo@edaily.co.kr
  • 카카오톡 : @씀 news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MAMA에 뜬 여신들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 K-마를린 먼로..금발 찰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