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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 재무보고서(10-K)에서 회사가 직면한 ‘위험 요소’ 목록에 성장 및 이익 마진과 관련한 새로운 경고를 추가했다.
애플은 보고서에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기술이 기존 제품을 대체할 수 있거나 (실제로) 대체할 수 있겠으나, 매출과 이익 마진은 줄어들 수 있다”며 “회사의 사업, 운영 결과 및 재무 상태에 실질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었다.
애플은 연례 재무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사업 진행 상황 등을 보고하며, 경쟁, 외환, 공급망 및 기타 문제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또는 하방 압력 등을 정기적으로 경고해 왔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해당 항목들이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이외에도 지정학적 리스크, 새로운 AI 기능에 따른 안전성 위험 경고가 위험 요소 목록에 추가됐다.
애플은 현재 구글, 메타 등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AI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주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였다. 앞으로 몇 달 안에 챗GPT를 시리 어시스턴트에 통합하는 등 더 많은 기능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이폰 수요 증가에는 얼마나 기여할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또 신제품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에도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입했다. 이 역시 투자 대비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까지의 판매 실적도 저조한데, 너무 비싼 가격(3499달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앱스토어와 기타 고마진 서비스 사업 부문에 대한 규제 압박에 직면했다. 최근 미 정부가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애플이 검색 그룹에서 벌어들이는 수십억달러의 라이선스 수익도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애플의 위기는 ‘큰 손’ 투자자들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일 최근 1년 동안 애플의 지분을 3분의 2 가까이 줄였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애플 지분 절반을 매각한 데 이어 3분기에도 25%를 추가로 팔아치웠다.
금융데이터 조사업체 비저블 알파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애플의 신제품이 향후 몇 년 동안 회사의 매출 총이익률을 끌어올려 2030년엔 49%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매출 총이익률이 46.2%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신문은 애플의 신제품이 아이폰이나 음악, 비디오 구독, 모바일 결제,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 다양한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의 마진을 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