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최태원 SK 회장이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화제입니다. 인공지능(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라는데 그게 전부일까요? SK텔레콤(017670)의 경영은 어떻게 변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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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A : 최태원 SK 회장은 21일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적었습니다.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으로 활동하게 됐음을 공식화한 것이죠.
최 회장은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주)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이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에서 미등기 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어찌 보면 SK텔레콤 회장이 된다는 게 새로울 게 없죠. SK이노든, SK하이닉스든, SK텔레콤이든 이사회 멤버가 아닌 ‘조력자’로 참여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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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SK텔레콤 회장 겸임 이유를 ‘AI를 직접 챙기기 위해서’ 정도로 보기엔 미흡합니다. 그룹 안팎에선 SK ICT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변화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봅니다.
그 이유는 △ 2018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SK서린빌딩 리모델링 공사 때 최 회장은 SK텔레콤 사옥에 회장실을 만들어 1년여 동안 출근하는 등 이미 SK텔레콤 경영을 챙겨왔고 △ 2021년 SK텔레콤을 둘로 쪼개 IT 투자회사인 SK스퀘어와 AI 서비스 회사 SK텔레콤을 만들었지만, 완성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라는 강력한 성장 엔진을 본체인 SK(주)가 아닌 SK스퀘어 밑에 둔 건 여전히 제한적이죠.
다만, SK 관계자는 “당장 지배구조를 개선하려 했다면 최 회장이 직접 텔레콤 회장을 겸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렇다면 최태원 회장이 회장을 맡게 된 SK텔레콤의 경영은 어떻게 변할까요? 당장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 보입니다. SK그룹은 공식 자료에서 최 회장의 회장 보임 이후에도 SK텔레콤의 일상적인 경영 활동은 전문경영인인 유영상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이 담당하고, 주요한 의사 결정도 김용학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최 회장 역시 이런 부분을 걱정해 텔레콤의 무보수 회장이 되기 전에 이사회 멤버들을 만나 양해를 구했다고 하죠. 최 회장은 SK텔레콤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다만,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입장에선 메타버스, AI 반도체, 양자암호 기술 등을 수출하는데 최 회장이 가진 강력한 글로벌 인맥의 도움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의 위상을 ‘그룹내 캐시카우(Cash Cow)였던 통신업의 혁신을 모색하는 기업’이 아니라 ‘그룹 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이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