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맥주·6000원 치킨’ 가성비에 美친 유통가

1000원 과자·맥주 잇따라…6000원대 치킨도
편의점, 생활밀착형 가성비 제품 매출 증가
"고물가 장기불황에 소비 줄어…가성비 찾는 수요 늘어날 듯"
  • 등록 2024-08-20 오후 5:27:53

    수정 2024-08-20 오후 10:50:31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치솟는 물가에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성비 제품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소비자들이 필요한 물건을 소량만 구입하거나 저가 제품 위주로 구매하는 ‘요노’(You Only Need One) 트렌드가 확산하면서다. 유통업계는 이를 겨냥해 1000원짜리 과자·맥주 등 실속형 제품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천원 맥주 버지미스터·프라가 프레시 (사진=세븐일레븐)
20일 유통업계는 1000원짜리 초저가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오리온(271560)은 포카칩·스윙칩·꼬북칩부터 신제품 ‘뉴룽지’까지 인기 스낵 7종을 1000원에 판매한다. 오리온이 1000원 균일가 스낵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대형마트에서 팔던 포카칩 66g(1500원)의 용량을 50g으로 줄이고 1000원으로 가격을 맞췄다.

1000원짜리 맥주도 나왔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가성비 수입 맥주인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 500㎖와 덴마크 맥주 프라가 프레시 500㎖ 한 캔을 1000원에 선보인다. 앞서 4월과 6월 1000원에 판매한 두 맥주는 출시 5일 만에 20만개와 25만개 모두 팔았다. 홈플러스는 지난 15일 1000원 맥주 타이탄 500㎖ 2차 판매를 시작했다. 이달 초 출시한 타이탄은 3일 만에 초도 물량 7만캔을 모두 판매했다.

편의점도 가성비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 상품을 선보였다.

GS25는 30개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선계란(15입)을 비롯해 △스모크훈제닭다리170G △1974우유 900ML 2입 △구운란 6입 등 생활 밀착형 상품의 매출이 두드러졌다. GS25는 지난 5월까지 리얼프라이스 누적 매출은 100억원을 기록했는데 2개월 만에 200억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CU는 ‘득템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득템 시리즈는 CU가 우유와 계란, 라면, 티슈 등의 생필품을 초특가로 선보이는 자체브랜드(PB)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마트 어메이징 완벽 치킨 (사진=이마트)
대형마트는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가성비 치킨을 선보였다. 치킨 한마리가 3만원에 육박하자 대형 마트들이 ‘가성비 치킨’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은 것이다. 이마트(139480)가 지난 9일부터 6480원에 판매한 ‘어메이징 완벽치킨’은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다. 이마트는 이 제품을 이벤트성 판매가 아닌 연중 판매키로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2022년 6월 6990원에 ‘당당치킨’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메뉴 ‘당당 허브 후라이드치킨콤보’(9990원)과 ‘홈플식탁 갈비왕 오븐치킨’(1만 990원)을 출시했다.

시장에서는 고물가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위축에 물가 상승이 이어지자 소비 자체를 크게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실속있게 구입하는 현상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및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단돈 1000원이라도 필요하고 가치 있는 물건을 사는 경향이 짙다”며 “1000원짜리 제품은 부담이 없다보니 소비자들의 반응이 높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관련 제품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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