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도 극우 돌풍…친푸틴 민족주의자 선전에 내달 결선 투표

개표율 96%…무소속 후보 득표율 22%로 선두
현 총리 20%로 2위…내달 결선 투표서 맞대결 예정
무소속 게오르게스쿠 후보, 과거 친푸틴 발언으로 논란
"정치 불신 심화에 인지도 낮은 무소속 후보에 표 쏠려"
  • 등록 2024-11-25 오후 3:46:34

    수정 2024-11-25 오후 3:46:34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 민족주의자가 예상 밖 선전을 거둔 가운데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가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2주 후 결선 투표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칼린 게오르게스쿠 후보.(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의 개표율이 96%를 넘긴 가운데 무소속으로 출마한 칼린 게오르게스쿠 후보가 22%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루마니아 최대 정당인 사회민주당(PSD)의 치올라쿠 현 총리는 20%로 득표율 2위를, 중도우파 야당인 루마니아연합당(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는 18%를 기록했다. 극우 정당인 루마니아국민통합연합(AUR)의 게오르게 시미온 대표는 14.1%를 얻었다.

루마니아 중앙선거관리국에 따르면 투표 마감 후 유권자의 약 52.4%인 940만명이 투표를 마쳤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한 후보가 나오지 않게 되면서 결선투표는 득표율 상위 1~2위 후보가 올라가게 된다. 2차 투표는 내달 8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인지도가 낮은 게오르게스쿠 후보의 선전으로 루마니아 정치권에 충격을 안겨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불의한 자, 모욕당한 자,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사람들을 위해”라며 “투표는 국가를 위한 기도”라고 말했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활동하는 크리스티안 안드레이 정치 컨설턴트는 1차 투표 결과에 대해 “강력한 후보도, 강력한 지도자도 없는 주류 정당들은 루마니아인들과의 연결고리를 잃었다”면서 “기존 체제에 대한 대규모 항의 또는 반란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안드레이 컨설턴트는 게오르게스쿠 후보에 대해 “의제가 부족하고 일반적인 담론을 넘어서는 모호하고 포퓰리즘적인 입장을 담은 선언문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오르게스쿠 후보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토양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0년재 루마니아 환경부에서 다양한 직책을 역임했다. 1999년부터 2012년까지 유엔 환경 프로그램 국가위원회에서 루마니아 대표로 활동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루마니아의 군사 지원을 반대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주장했다. 또한 루마니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자격 유지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왔다. 지난 2020년 한 인터뷰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진정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워 논란이 되기도 했다.

루마니아에선 애초 마르첼 치올라쿠 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열렬한 지지자인 시미온 AUR 대표가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루마니아는 대선과 별도로 차기 정부와 총리를 결정하는 총선도 내달 1일 치른다. 5년 임기인 대통령은 외교·국방 관련 사안을 맡고, 실질적인 국정 운영권은 다수당 출신 총리가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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