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0억 데이터센터를 잡아라..해외 클라우드 기업 컨설팅 나선 KT

AI와 클라우드 뜨면서 상업용 데이터센터 시장 커져
올해만 7200억..홍콩보안법 이후 아태지역 허브로 주목
국내 최대 망사업자 KT,13개 센터 보유해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 플랫폼 유료화, 설계 구축 아웃소싱 신규사업으로
  • 등록 2020-11-11 오후 3:24:24

    수정 2020-11-11 오후 9:33:2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가 원효로 지사를 없애고 이 자리에 새롭게 지은 서울내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인 용산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위한 곳이다. 대지면적 3243평, 연면적 1만4738평에 약 5000랙(서버 10만대)를 수용할 수 있다. 지상7층, 지하6층 규모다. 이로써 KT는 전국에 13번째 데이터센터를 갖게 됐다.


디지털 시대를 이끄는 원료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현재 국내 시장 규모는 7200억 원(상업용 시장)에 불과하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가 확산하면서 데이터 트래픽(통화량)이 폭증하자 너도나도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권·대기업의 자체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통신사, 인터넷기업,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외국계 자산운용사들까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직접 사업하거나 파트너를 모집하려 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통신망 사업자인 KT가 최근 용산에 서버 10만 대를 수용할 수 있는 13번째 데이터센터를 개소하고, 데이터센터 상면제공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플랫폼 사업 △NTT 등과의 데이터센터 글로벌 연결성 강화 △데이터센터 설계 구축 컨설팅 및 운영 아웃소싱 시장에 뛰어 들었다.

▲KT 용산 IDC에서 Cloud/DX사업단장 윤동식 전무가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태지역 데이터 허브로 주목받는 한국

시스코에 따르면 글로벌 인터넷·비디오 트래픽은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또, 홍콩 보안법 시행으로 네이버가 데이터 백업 센터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했지만 싱가포르에 데이터 센터를 지을 부지가 부족하다.

윤동식 KT Cloud/DX사업단장(전무)는 “코로나 이후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클라우드 사용이 늘고 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해진데다 지리적 안정성, 고품질 전력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가 아태 지역 데이터 허브로 주목받는다”고 했다. 과거 서버호텔에 불과했던 데이터센터가 이젠 클라우드의 인프라가 되고 있는 셈이다.

AI와 클라우드용으로 만든 용산IDC

이달 초 오픈한 용산 IDC는 KT의 13번째 데이터센터다. KT는 기업들의 자체 센터를 뺀 상업용 데이터센터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남아 있는 전화국 부지(지사)가 많아 계속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윤 전무는 “금융권이나 그룹사, 정부 등을 뺀 상업용 데이터 센터 시장만 올해 7200억 원 정도인데 디지털전환 가속화로 계속 성장할 것”이라면서 “(게임이나 금융,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유치를 위한) 상업용 센터는 고객들이 자사 엔지니어들이 접근하기 쉬운 도심을 선호한다”고 했다. KT가 서울 용산구 원효 지사 자리에 AI와 클라우드를 위한 용산 IDC를 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천억 규모 데이터센터 설계 구축 아웃소싱 사업 추진

KT는 기업들에 데이터센터 입주를 권하면서 자사 클라우드를 함께 파는 것 외에 데이터센터 플랫폼 사업과 글로벌 사업, 컨설팅 및 아웃소싱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윤 전무는 “데이터센터를 13개나 만들면서 쌓은 노하우에 AI 기능을 넣어 ‘인공지능 IDC 플랫폼’ 기반 통합 운영서비스를 만들면 우리뿐 아니라 독자적인 데이터센터 사업을 하는 기업에 유료로 팔 수 있고, 전 세계에 100여 개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NTT와 제휴해 글로벌 지사를 운영하는 기업에 데이터센터간 원활한 연결을 제공하고 공동 마케팅을 한다든지 하는 걸 비전으로 본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를 직접 만들려는 해외 클라우드 기업이나 자산 운용사 등에 설계 구축을 아웃소싱하거나 운영을 대행해주는 시장도 관심이다. 그는 “전혀 IT를 모르는 기업도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만들려고 하는데 부지 선정이나 투자금 모으기는 수월하나 설계·구축이나 운영상의 문제에서 난관에 봉착한다”면서 “비밀유지계약으로 이름을 밝히기 어렵지만, 글로벌 테크 기업 한 곳과 설계 구축 아웃소싱 계약을 맺었다. 한 번 계약에 몇 천억원이 왔다 갔다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KT 데이터센터 상면을 임대해 쓰는 곳은 AWS와 MS 등으로 전해진다. 구글은 LG유플러스 센터를 이용하고, 페이스북·SAP코리아 등도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AWS 사고 때 속수무책도..고객 보호 위한 대책 필요

한편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의 국내 데이터센터 입주가 잇따르면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문제나 고객 고지도 중요해지고 있다.

2018년 11월 22일, KT 목동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AWS에서 장애가 나서 코인원, 업비트, 고팍스, 비트소닉, 코인레일 등 AWS를 썼던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피해입었지만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KT 데이터센터가 아무리 테라급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고, 지진이나 정전 시 대비가 잘돼 있다고 해도, 글로벌 회사 본사가 운영하는 관리 소프트웨어 등에서 사고가 나면 KT 등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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