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8일(현지시간) ‘CES 2025’ 메인 전시관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간담회를 열고 “최근 SK하이닉스 개발 속도는 엔비디아 요구를 넘기 시작했다”며 “언제 뒤집힐지 모르지만 이제는 역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000660)는 5세대 HBM3E 제품을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8단 제품을, 지난해 4분기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공급했다. 16단 제품 역시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올 상반기 중 엔비디아에 시제품을 보내고 품질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6세대 HBM4 제품의 경우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최 회장이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고 언급한 것은 이들 제품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에서 HBM 동맹을 더 굳건히 다졌다. 최 회장은 “올해 HBM 공급량은 실무진에서 이미 결정됐고 (이번 만남에서) 그걸 확인하는 정도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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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우리나라가 AI 산업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의견도 밝혔다. 최 회장은 “AI는 이제 좋든 싫든 해야만 하는 것이고 이 경쟁에서 뒤처지면 반도체·조선·철강 등 그동안 우리가 자랑하던 모든 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AI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인터넷 환경이나 증기기관처럼 모든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 변화를 만들고 있는 산업”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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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이날 간담회 전 SK그룹 전시관을 둘러봤다. 그는 전날 SK텔레콤이 발표한 북미향 AI 에이전트 ‘에스터’ 시연에서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해 질문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SKC의 글라스 기판 앞에서는 잠시 멈춰 선 뒤 제품 모형을 손으로 들어 올려 보이며 “방금 팔고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이날 오전 젠슨 황 CEO를 만났다는 점에 미뤄 글라스 기판의 엔비디아 공급 논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어 찾은 삼성 전시관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 회장을 맞이했다. 최 회장은 삼성전자가 구현한 스마트오피스와 관련해 질문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한 부회장이 “올해 갤럭시S25 시리즈가 오는 22일 론칭 행사를 한다”고 소개하자 최 회장은 “또 바꿔야겠네”라며 웃기도 했다. 한 부회장이 인근 앙코르호텔에 별도로 차린 삼성 프라이빗 부스에 초대하자 최 회장은 “시간이 되면 들르겠다”고 화답했다.
최 회장의 CES 참관은 올해로 3년째다. 최 회장은 “이번 CES는 모든 것에 AI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물리적(피지컬) AI인 로봇이나 주변 기기 안에 AI가 들어가는 것이 일상화되고 상식화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