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 해안가에서 시작된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계절풍 ‘샌타 애나(Santa Ana)’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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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LA 산불로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날 오전 LA 해안가 부촌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근 이 일대에서 불고 있는 국지성 돌풍 ‘샌타 애나’로 인해 통제 불능 수준으로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일 밤 캘리포니아주 이튼과 허스트에 이어 8일 아침 우들리에서도 각각 산불이 났다.
이어 올리바스와 리디아, 할리우드힐스 등에서 추가 산불이 보고되면서 7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LA와 그 주변 지역을 초토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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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악마의 바람’이라고 불리는 ‘샌타 애나’는 모하비 사막과 미국 서부 내륙의 대분지에서 형성된 고기압이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어오면서 형성된 매우 건조하고 강한 돌풍으로 보통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차고 습한 바람(온쇼어 흐름)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바람은 일반적으로 매년 약 10~25건이 발생한다. 평균 강풍은 3일간 지속되며 풍속은 64km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고 건조해 가뭄 상황에서 덤불이나 산림 화재를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
당국은 진화를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지만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CNN 집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인한 대피령 적용 인구는 현재까지 15만 5000명에 이른다. 이튼 산불로 7만명, 팰리세이드 산불로 6만명 등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는 5명이지만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17년에도 LA 지역에서는 피해 면적 29㎢에 달하는 라투나 산불이 발생해 역대급 피해를 입혔다. 이후로도 새들리지 산불(2019년), 루트 산불(2022년) 등 대형 산불이 꾸준히 발생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