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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이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검찰 네 기수 후배로서 특수통이란 공통점을 분모로 20년 넘게 친분을 유지해 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주요 장관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인 법무부 장관에 한 대표를 파격 발탁했고, 총선을 앞둔 지난해 12월엔 한 대표의 비대위원장 취임을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한 대표의 비대위원장 시절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비대위원장으로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이끌던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더 나아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사과 필요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기까지 했다. 갈등은 지난 1월 21일 이관섭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대표에게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양측의 갈등은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다시 재연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른바 김건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으로 갈등은 확산일로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한 대표는 경쟁 후보들의 공격에 “당무개입”이라고 반발하며, 사실상 대통령실 차원의 개입 가능성을 거론했다. 한 대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비대위원장 시절) 대통령과 김 여사 이슈에 관해 논의가 있었다. 윤 대통령은 사과가 필요 없다고 했다”고 밝히며 윤 대통령과의 갈등설을 인정했다.
尹과 관계 못 풀면 친윤 세력과도 불편한 동거 불가피
윤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은 결국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석열계와의 관계에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한 대표로선 친윤계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리더십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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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야당의 파상공세에 대한 대응도 한 대표 앞에 놓인 큰 숙제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은 절대다수 의석수를 무기로 원내를 중심으로 한 강도 높은 대여 압박을 하고 있다. 특히 22대 국회 개원 이후엔 입법 주도권을 무기로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나날이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야당은 ‘자폭·자해 전당대회’라는 평가를 받은 여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들에 특검 추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대표를 향해서도 ‘댓글팀 운영 의혹’,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의혹’ 등으로 한동훈특검법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국민의힘 의원 10여명 정도만 법안에 찬성할 경우 특검이 출범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한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라는 점을 앞세워 당을 서서히 장악해 나가려고 하겠지만 현재 정치 상황에서 의원들로선 공천권이 없는 한 대표에게 아쉬울 게 없다”며 “당내 리더십 확립과 확실한 대야 투쟁을 위해선 의원들과의 관계 성립이 가장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