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만난 이재명, ‘尹취임사’와 같은 ‘자유 35번’ 내걸었다

李, 언론·예술인 단체 연달아 만나 `자유` 강조
MBC·YTN 민영화 추진에 대해 반대 분명히
"언론은 자유로워야…표현의 자유 침해 경악"
전문가 "`반윤` 메시지로 지지층 결집 의도"
  • 등록 2022-10-13 오후 4:54:42

    수정 2022-10-13 오후 4:54:42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화 예술인 간담회에 이어 언론인 단체 간담회까지 열며 ‘자유’를 재차 강조했다. 취임 때부터 ‘자유’를 강조해 온 윤석열 대통령이 이와 배치되는 행보를 보이자 이를 저격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자유·방송 독립을 위한 언론인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민주당은 13일 언론자유·방송독립을 위한 언론인 간담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YTN·MBC 민영화 논란 관련 언론 유관 단체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와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등 10명의 언론 관련 단체장이 참석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이재명 대표 뒤에 자리한 현수막이었다. ‘자유! 자유!’를 반복한 해당 현수막에는 ‘자유’라는 단어가 총 35번 등장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언급한 ‘자유’의 횟수(35번)와 동일하다. 민주당 측에서는 이에 대해 “자유를 강조하면서 자유를 탄압하는 모순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언론은 자유로워야 한다. 언론 중에서도 공영방송이나 공영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최근 민영화 논란이 국민의 자산을 훼손하고 공적 자산을 사적 이익에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했는데, 뜬금없이 YTN와 MBC 민영화 문제로 불똥이 튀었다. 발상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민영화 문제는 공영 언론의 중립성을 해치는 심각한 시도”라고 덧붙였다.

앞서 YTN의 지분 21.43%를 보유한 한전KDN이 ‘고유 업무와의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해당 지분을 정리 대상에 포함해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말 MBC를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이제 민영화를 통해 MBC를 우리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윤석열 정부의 일련의 행보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라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 드리려면 공정언론이 잘 있게 해야지 자기 마음에 안 들어서 협박하는 건 말도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가 ‘자유’를 강조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일엔 한 고등학생의 카툰 수상작을 겨냥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경고 조치를 한 ‘윤석열차’ 논란이 크게 불거진 후 만화 예술인들을 불러 긴급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다. 또 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토대일 뿐만 아니라, 산업·경제적으로 본다면 우리 사회 미래에 관한 일”이라며 “자유로운 표현을 정치적 이유로 가로막으려고 시도하거나 실행하는 것은 참으로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연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는 데에 치중하는 이유는 강성 지지층 외 친문(친문재인) 세력 등 진보진영의 결집을 노리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법 리스크 등으로 수세에 몰린 이 대표가 ‘반윤’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확실하게 쌓으며 친문 등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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