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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험지 출마’ 선언 이후에도 한달여간 서울 종로 출마를 망설이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게 쏟아졌던 조롱이다. 그러나 출마 선언 한달 만에 황 대표는 보수진영 차기주자로서의 정치적 위상을 되찾았다. 반문연대를 기치로 내건 보수통합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힘을 보탰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의 여권의 잇단 실책까지 도와주면서 황 대표의 향후 행보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종로 출마 문제로 궁지 몰렸지만 통합·물갈이 유인
지난달 7일 종로 출마 선언 직전만 해도 황 대표는 궁지에 몰렸다. 지난해 12월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했지만 이낙연 전 총리와의 빅매치에 뜸을 들였다. 당 안팎의 반발이 거셌다. 이석연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공관위가 황교안 일병 구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종로 출마를 압박할 정도였다. 황 대표가 망설이면서 ‘TK(대구경북) 50% 물갈이’ 등 당의 공천 전략도 힘을 받지 못했다. 황 대표가 내세운 보수 통합도 새로운보수당과 ‘선거연대’를 둘러싼 이견으로 무산 코앞까지 갔다.
반문연대 구축에 ‘정권심판론’ 앞서…범야권 차기주자 입지 다져
코로나19 국면에서 정부와 여당의 실책도 황 대표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난공불락으로 보이던 ‘야당심판론’은 최근 ‘정권심판론’으로 뒤집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11~13일 만 18세 이상 11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45%)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43%)는 응답(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을 넘어섰다.
아울러 차기 대권주자로 이낙연 전 총리와의 격차는 여전하지만 보수진영 차기주자로서의 입지는 굳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29일부터 3일 만19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황 대표는 23.9%의 지지를 얻었다. 한 달 전 조사와 비교할 때 황 대표는 지지율이 소폭(1.1%P) 올랐다. 다만 황 대표의 정치적 도약을 위해 중도 외연확장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황 대표가 험지 출마의 테이프를 끊었다는 의미는 있지만 이를 넘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등 분위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