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하이퍼리즘이 최근 코인베이스에서 추가 투자를 받았다. 시리즈B와 다음 라운드를 잇는 ‘브릿지’ 투자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이퍼리즘은 국내에서는 드물게 ‘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 방식으로 투자받았다.
이는 전환 가격을 확정하지 않은 채 일단 투자를 하고 향후 성과가 나왔을 때 전환 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형 전환사채다.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이 적고, 나중에 높은 기업가치로 투자를 받으면 더 좋은 조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 기업에 유리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2000년대부터 컨버터블 노트 방식의 스타트업 투자가 대세다.
핵심 인력들이 ‘서울과학고-서울대 컴퓨터공학과·수학과’를 나온 인재들이다. 국제 수학·물리·정보 올림피아드 메달리스트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이 자체 설계한 자동 매매 프로그램을 통해 거래하며 차익을 낸다.
이번에 하이퍼리즘에 단독 투자한 코인베이스는 미국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로 지난해 4월 나스닥에 상장해 주목받은 회사다. 상장 당시 기업가치만 100조원이 넘었다. 지난해 6월 진행된 하이퍼리즘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기존 주주이기도 하다. 코인베이스로부터 투자를 받은 국내 스타트업은 하이퍼리즘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리즈B 투자에는 해시드, 위메이드, 삼성넥스트, GS 등도 참여했다.
특히 하이퍼리즘은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8000억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 컨버터블 노트 방식으로 투자가 진행되면서 기업가치가 산정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유니콘 기업에 바짝 다가선 셈이다. 두나무 등 거래소 운영사를 빼면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 중 최고 수준이다.
100% 자회사인 한국 법인은 최근 최진호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를 부사장으로, 김주은 전 케이뱅크 준법감시인을 자금세탁방지 보고책임자로 영입했다.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도 마친 상태다.
하이퍼리즘은 이번 투자 이후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오상록 대표는 이날 본지에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운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자산 운용 규모를 연내 1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