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는 "추가 세금"…美 도매상 "소비자 부담" 경고

트럼프 관세 예고에 농산물업계 '긴장'
"관세로 추가 비용, 소비자에 전가"
美 겨울철엔 멕시코 농산물 의존도 커
  • 등록 2024-11-28 오후 2:51:51

    수정 2024-11-28 오후 2:51:51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겨냥한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면 결국 소비자들이 부담하게 되는 ‘추가 세금’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M&M 토마토 앤 칠리 컴퍼니의 소유주인 멜키아데스 플로레스 대표가 농산물이 담긴 상자 옆에 서서 말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위협에 미국 도매상들은 소비자들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매업체 ‘M&M 토마토 앤 칠리 컴퍼니’를 운영 중인 멜키아데스 플로레스(58)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계획 발표 이후 사업에 대한 고심이 깊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 사람이 잠든 새벽 1시께 LA 도매 농산물 시장에서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농산물 하역을 감독하면서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 창고에 도착하는 거의 모든 토마토와 고추 상자에는 ‘멕시코산 농산물(Produce of Mexico)’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플로레스 대표가 수입해 온 상품들은 LA 전역의 가정과 호텔, 레스토랑 주방으로 배송된다.

플로레스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언대로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도매상들은 추가 비용을 소비자에 전가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들이 우리에게 얼마를 청구하든 우리는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더 높은 가격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겨울철엔 멕시코산 농산물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캘리포니아의 고추 재배 시기는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에 불과하며, 나머지 기간에는 멕시코의 시날로아, 바하 캘리포니아, 소노라주 등에서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M&M 토마토 앤 칠리 컴퍼니를 운영 중인 멜키아데스 플로레스 대표가 토마토가 담긴 상자 옆에 서서 말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멕시코 출신으로 LA에서 40년간 살아온 플로레스 대표는 “어떤 관세도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추가 세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당선인이 수입품으로부터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 정책을 꺼내 들었지만,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효과나 미국의 3대 무역 파트너 국가들의 잠재적 보복 영향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짚었다.

관세 부과 타깃이 된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측과 주요 산업단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관세 부과 계획은 모든 관련국의 경제에 해를 끼치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결국 고용 시장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는 회의론을 내놓고 있다.

시장규모 및 동향 시장조사기관 IBIS 월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는 제조업과 농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부문의 비용을 상승시키고 글로벌 무역 관계를 재편할 것”이라며 “관세는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며, 미국의 경쟁력에 도전장을 던져 기업들이 적응 전략을 채택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탓에 발생할 소비자 부담과 경제적 여파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플로레스 대표는 “대통령 (당선인은) 발언하기 전에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먼저 확인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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