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명단` 이재명 띄우고 진보 매체서 공개…이정미 "참담"

진보 매체 민들레,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명단 미공개는 정부의 책임 회피"
이정미 "유가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 강한 유감"
  • 등록 2022-11-14 오후 3:21:53

    수정 2022-11-14 오후 5:32:38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단을 공개한 한 언론에 대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한 인터넷 언론을 통해 10.29 이태원 참사 희쟁자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해당 언론은 이에 대해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누차 밝혔듯이 정의당은 유가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희생자 명단 공개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먼저 나설 것이 아니라 유가족이 결정할 문제라고 몇 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과연 공공을 위한 저널리즘 본연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며 “이번 명단 공개로 또다른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그리고 유가족의 상처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많은 언론과 국민들이 함께 도와주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보 언론인들이 모여 만든 온라인매체 ‘시민언론 민들레’는 이날 유튜브 채널 ‘더탐사’에서 확인한 서울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10월 31일 기준)의 명단을 공개했다.

민들레 측은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때 정부 당국과 언론은 사망자들의 기본적 신상이 담긴 명단을 국민들에게 공개해 왔으나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해서는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면서 “명백한 인재이자 행정 참사인데도 사고 직후부터 끊임없이 책임을 회피하며 책임을 논하는 자체를 금기시했던 정부 및 집권여당의 태도와 무관치 않다”고 공개 배경을 밝혔다.

이 매체는 이어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계속 묻히게 함으로써 파장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재난의 정치화이자 정치공학”이라면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데 호명할 이름조차 없이 단지 ‘158’이라는 숫자만 존재한다는 것은 추모 대상이 완전히 추상화된다는 의미다. 이는 사실상 무명(無名)이고 실명(失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시민언론 민들레와 더탐사가 공개한 명단은 얼굴 사진은 물론 나이를 비롯한 다른 인적 사항에 관한 정보 없이 이름만 기재해 희생자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는 않는다”며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9일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의) 이름과 영정을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며 희생자 명단 공개 논란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에서는 유족의 동의 없이 정치권이 주체가 돼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히며 ‘패륜’ 논쟁으로 커졌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번에 희생돼서 우리가 그분들에 대해서 조의를 표하는, 이분들의 사진과 위패가 있는 건 당연하다. 다만 싫어하는 분들은 제외하면 된다”며 “그걸 일률적으로 그걸 공개하는 게 패륜이다? 난 대한민국 장사 문화, 죽음의 문화에서 이름과 영정을 공개하는 것이 패륜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 본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희생자 명단 공개는 유가족들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따고 안호영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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