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위원장은 취임 후 첫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김태규 상임위원과 함께 오후 5시부터 2시간여 동안 회의를 열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의 새 이사진 선임을 의결했다. 방문진 이사 9명의 임기는 8월 12일, KBS 이사 11명의 임기는 8월 31일까지다.앞서 방통위는 이상인 위원장 직무대행(전 부위원장)이 자진 사퇴하기 전, 이미 방문진과 KBS 이사진 공모를 진행해 지원자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까지 마친 상태였으며, 선임안 의결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방통위는 KBS 이사 7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방문진 이사 6명 및 감사 1명을 임명하고, 나머지 이사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기로 의결했다.
KBS 이사에는 권순범 현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등 7명이 이름을 올렸다.
방문진 이사 명단에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 등 6명이 포함됐다.
신임 방문진 이사들은 8월 13일 취임 이후 MBC 사장 교체에 나설 것으로 관측돼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영방송이 공정 보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영방송 이사회를 조속히 구성하겠다”고 밝혀, 방문진 이사 선임의 시급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진숙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공영방송 이슈뿐 아니라, 미디어 콘텐츠 혁신 성장을 위한 통합미디어법제 마련,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AI 이용자 보호법 추진, 불법 스팸과 유해 정보에 대한 엄정 대응, 미디어 복지 격차 해소 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미디어·IT 업계에서는 방문진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로 여야가 탄핵 압박과 자진 사퇴를 반복하는 상황을 두고, 방통위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가 MBC 사장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로 앉히기 위해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어, 방통위가 방송과 통신분야 전문 규제기구로서의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